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대양포리졸은 종이, 섬유, 화장품 등에 사용하는 수용성 접착제를 생산하는 곳이다. 1962년 서울 성북구에서 대양화학으로 창업했다가 1973년 청주 산업단지가 생기면서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대양포리졸은 2015년 화관법이 시행되는 첫해부터 모범적으로 화학물질을 관리·생산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양희주 대양포리졸 대표는 화관법이 처음 시행되고는 자체적으로 느끼는 부담이 컸다고 했다. 30여명 종업원이 70억원 안팎 매출을 올리는 중소사업장으로서 새로운 제도로 비용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실제 회사는 공장을 중축하는 시점에 화관법이 시행되면서 건축 비용이 크게 늘었다. 회사가 제품 원료로 아크릴산, 톨루엔, 가성소다, 아크릴아미드, 암모니아수, 에틸알코올 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일부물질이 사용량이 화관법 대상이 됐다.
양 대표는 당시 새로운 제품 생산을 위해 증축을 고민하다가 모든 시설을 화관법에 맞춰 개편했다. 유해화학물질 실외보관소를 별도로 짓고 폐수처리장도 개편했다. 신축시설에는 화관법에 맞게 방류벽을 세우고 누수가 돼도 외부로 흐르지 않도록 트렌치를 마련했다. 취급시설 주변에 출입통제장치를 달아 관계자 외에는 접근을 막는 장치를 달았다.
또 물질 특성에 따라 보관함을 별도로 마련하고 증축한 건물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 폭발에도 대응했다. 배관도 꼼꼼하게 챙겼다.
정부 컨설팅도 도움이 됐다. 한국환경공단이 직접 나서서 안전시설 중축 때 도움을 줬고 장외영향평가서·위해관리계획서 작성 때도 환경부 컨설팅을 받았다.
양 대표는 화관법에 맞게 공장을 바꾸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큰 자산이라고 했다. 양 대표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 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했는데 안전시설을 갖추고, 컨설팅을 받으니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말했다.
시설을 중축하고 안전시설을 갖추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도 생겼다. 독일 유명기업 헨켈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친환경 무공해 종이 코팅제를 개발, 시장 공급에 나섰다. 해당 제품은 햄버거 종이 포장재와 종이 빨대, 재활용 종이컵 등에 사용된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갖췄다. 환경과 안전에 신경을 쓰면서 생긴 변화다. 내년부터 일회용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음식점에 사라지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양 대표는 “중소기업에는 화관법이 규제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요인도 된다”면서 “중소기업으로서 정부의 지원과 컨설팅도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