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2주년…미래차 선점 속도 올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실질적 수장에 오른지 2년이 됐다. 젊은 리더십 체제에서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 등으로 실적이 반등했고 내년부터 연이어 출시되는 전기차 라인업은 국내외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미래차 시장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강도를 더 높여야 할 상황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코로나19' 사태에서 살아남기도 과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현대차그룹은 정세영 회장과 정몽구 회장을 거쳐 이제 정의선 시대로 넘어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9월 14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승진하며 공식 '2인자'가 됐을 때도 회장 보필 역할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정 부회장의 입지는 확고해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미래에는 자동차가 50%가 되고 30%는 개인비행체(PAV),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며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의 그림을 제시하고 '인간중심 모빌리티' 철학을 세웠다.

특히 최근엔 미래차 전동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전기차를 '아이오닉' 브랜드로 출시한다. 현대차와 제네시스에서만 2년간 전기차 9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2025년엔 1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 분야 리더십 유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넥쏘 다음 모델을 개발하고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갖춰 유럽으로 2025년까지 1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투자와 개방형 혁신에도 적극이다.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앱티브사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향후 전기차 생산도 검토한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를 세우고, 전기차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3만대 생산한다.

그랩·올라 등 차량 호출서비스 업체에 투자했고, 미국과 한국에 모빌리티 사업 실증 법인인 모션랩과 모션을 세웠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같은 변화에 맞춰 직원들에게 '스타트업 창업가'와 같은 변화를 강조하고 본인도 수평적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룹 내 '군대 문화'는 많이 옅어졌다. 자율복장이 정착돼서 정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정장을 갖춰입은 이유를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을 정도다.

현대차는 또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함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관건은 자금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래도 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모빌리티·자율주행·전동화 등에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배구조 개편, 중국 실적 개선, GBC 완공 등도 과제로 남아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