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수소전기차 '넥쏘'를 일본 카셰어링 서비스에 투입했다.
일본 진출에 앞서 현지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은 공식적으로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019 도쿄모터쇼'를 통해 10년 만에 일본 재진출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 등 한·일관계 악화로 돌연 모터쇼 불참을 결정했다. 이후 차량공유를 통해 시장 인지도를 쌓는 등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6월부터 일본의 개인 간 차량공유 서비스인 '애니카(Anyca)'를 통해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투입했다. 일본의 요코하마에 위치한 현대차 연구개발(R&D)센터에 등록된 소수의 넥쏘 차량을 통해 현재 서비스 중이다. 서비스 차량은 현재 1대지만 지난 4개월간 시장의 긍정적 반응이 있었다고 판단, 내년에 물량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이후 시장 반응에 따른 판매 전략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적 판매 시기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내년에 추가 투입되는 차량은 넥쏘와 전기차까지 포함한 친환경차 모델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카셰어링 서비스 중인 차량은 소량이지만, 현지 반응이 좋아서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전기차 등 친환경차 위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판매 시점 등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완성차 제조국 중에 수소전기차(승용차) 라인업을 갖춘 건 한국(현대차)과 일본(토요타·혼다)뿐이다. 이에 이번 넥쏘의 일본 서비스시장 진출이 향후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한·일 간 협공에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긍정 평가도 나온다.
두 나라 모두 수소충전 인프라를 확대뿐 아니라 승용차와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 차종 다양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판매 실적 확보와 서비스 모델 발굴에 나설 수 있다. 경쟁자이면서 협력자로 시장을 키우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수소전기차 누적판매량은 7000~8000대 수준이다. 또 전국에 약 130개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토요타는 올해 하반기 '미라이' 2세대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미 일본에는 철도, 선박과 각종 상용차 등에 수소전기차를 접목한 교통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2001년 일본에서 시장에 진출해 2000년대 중반 한류 열풍에 힘입어 '쏘나타' 등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2009년 말까지 누적 판매량 1만5000여대 그쳤다. 이후 승용차 사업 부문은 철수하고 현재 상용차 사업부와 연구개발(R&D) 조직만 남겨 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