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홈플러스 노사…사측 “노조, 철없는 아들 같아”

홈플러스 강서 본사
홈플러스 강서 본사

홈플러스 안산점 자산유동화를 놓고 노사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안산점 매각 반대 행보가 이어지자 회사 측은 “오히려 노조가 회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홈플러스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직원 고용안전과 복지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노동조합이 오히려 회사와 직원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위기의 홈플러스가 탈출할 길을 막고 벼랑 끝으로 내모는 장본인은 내부에 있었다”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를 '철없는 아들'에 비유하면서 “홈플러스의 생존에 대한 논의를 당사자가 아닌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개입해 2만4000여명 직원의 생활터전을 뒤흔들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홈플러스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노조 측이 자산유동화를 추진 중인 안산점 매각을 방해, 심각한 경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홈플러스는 3개 내외 점포를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안산점을 부동산 디벨로퍼인 화이트코리아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노조는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극심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안산시가 건물 용적률을 종전 1100%에서 400%로 하향 조정하는 조례 개정에 착수하면서 자칫 개발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홈플러스는 “심각한 실적 악화로 현금확보를 위한 자산유동화가 절실한 시점에 노조가 앞장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산유동화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노조가 회사의 정상적 경영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동료 직원의 고용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도 이날 '홈플러스 사례로 보는 먹튀 사모펀드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홈플러스의 폐점이 MBK파트너스의 이윤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매각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앞서 매각 반대 긴급 결의대회를 열고 추석 연휴기간 전국 80여개 매장에서 파업도 예고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