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CJ푸드빌이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매각한다. 효율화 작업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신사업 추진 및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급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추가 생산 라인을 확보하게 됐다.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은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진천공장을 양수도 안건을 의결했다. 매각 금액은 207억원이며 양수 목적은 HMR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기지 확보다. CJ제일제당은 CJ푸드빌의 진천공장 인수를 수년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진천 토지를 102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올해 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의 진천 육가공 공장과 54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스마트 팩토리' 진천공장에 이어 CJ푸드빌 공장 인수로 생산기지 3곳을 진천에 배치시켜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기존 진천공장에서는 햇반과 국탕찌개류, 냉동제품 등 소포장 단위 B2C용 간편식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CJ푸드빌 진천공장에서는 소스류 인하우스화 외 기존 진천공장 생산품목 외에도 다양한 간편식 제품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CJ푸드빌 진천공장은 CJ제일제당 진천 육가공 공장과 붙어 있어 지리적 이점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CJ푸드빌로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임원진 급여 삭감, 직원 무급휴가, 신용보증기금 자금 지원 등 위기 돌파에 안간힘을 썼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력 사업과 공장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체력을 기르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향후 CJ푸드빌은 빕스·계절밥상·제일제면소와 같은 외식업과 N서울타워 등의 컨세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CJ푸드빌의 사업 철수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CJ는 실적이 부진하거나 비핵심적 계열사들을 정리해 그룹 비전인 '월드베스트CJ'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헬스케어, CJ헬로, 투썸플레이스 매각 등이 대표 사례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K-푸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외식 사업을 통한 확장성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철수 및 법인 매각 작업은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의 상황과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진행 된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CJ제일제당은 HMR 사업 확대를, CJ푸드빌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