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로배달'에 편의점도 가세...지역화폐 활용·채널 확장 효과 겨냥

CU 배달서비스
CU 배달서비스

서울시가 배달 주문 수수료 절감을 위해 추진하는 '제로배달' 사업에 편의점 업계도 가세한다. 조리된 배달음식, 전통시장 외에도 삼각김밥, 도시락 등 편의점 주력상품인 간편식까지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사업에 편의점 업계 최초로 CU 운영사 BGF리테일이 참여한다. NHN페이코, 허니비즈(띵동) 등 제로배달 참여사와 컨소시엄을 맺어 플랫폼 내 가맹점형태로 입점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현재 CU는 전국 5000개 이상 배달서비스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편의점 업계에서는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4월부터 일부 지점 대상으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배달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CU 입장에서는 그간 오프라인 편의점 결제에만 사용 가능했던 서울사랑상품권을 온라인 결제까지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발행하는 지역화폐다. 소비자는 이를 최대 1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제로배달 오픈 프로모션을 통해 10% 추가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제로배달 사업 지원을 위해 서울사랑상품권 1200억원을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제로배달 플랫폼은 편의점 배달 수요를 흡수하고 CU는 배달 주문 채널을 확대해 서로 윈윈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편의점 배달 주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용 채널은 '요기요'에 한정돼 있어 선택폭이 좁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즉석 배달 서비스인 'B마트'를 운영하고 있어 편의점과 협업이 어렵다. 통상 5~12.5% 수준인 배달 앱 중개 수수료 역시 제로배달에서는 0~2%만 부담하면 돼 수익성이 높다.

앞으로도 편의점 배달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달 17일~28일 기준 CU 편의점 배달 이용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76.4% 늘었다. 특히 재택근무 영향으로 평일 이용건수는 전월 대비 92.9%나 신장했다. 이용자가 확대되면서 CU는 배달 가능 품목을 2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경쟁적으로 비대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GS25는 도보 배달원을 이용한 '우리동네딜리버리'를 출시했고, CU는 차량에서 상품 픽업이 가능한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주문에 익숙해진 소비 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객들은 지역 상품권을 배달앱에서 사용할 수 있고, CU는 채널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제로배달은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낮아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도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