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당금' 쌓아둔 10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급감

순익 7조6262억...작년比 11%P↓
대손충당금 적립률 5.33%P 늘어
펀드 손실 등 은행·금투 대폭 감소
손해율 하락 보험·여전사는 개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상반기 권역별 이익 증감 현황

올 상반기 10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이 작년 대비 11%포인트(P)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순이익이 급감한 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KB·신한·농협·우리·하나·BNK·DGB·JB·한투·메리츠 등 10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연결당기순이익은 7조6262억원이다. 이는 작년 동기 8조5692억원 대비 9430억원 줄어든 규모다.

권역별로는 은행과 금융투자는 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반면에 보험과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는 실적이 개선됐다.

'코로나 충당금' 쌓아둔 10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급감

올 상반기 은행 순이익은 5조472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1%(8951억원) 감소했다. 금투 순이익은 1조2625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대비 29.1%(5188억원) 줄었다. 반면에 보험은 작년 동기 대비 1582억원(26.9%) 늘어난 7459억원, 여전사는 이 기간 25% 늘어난 1조269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향후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고, 올 초 증시까지 폭락하면서 금투의 자기매매 및 펀드 관련 순익이 줄어들면서 각각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에 보험은 손해율 하락, 여전사는 영업이 확대하면서 순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반기 말 기준 금융지주회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28.62%로 작년 말보다 5.33%P 상승했다.

올 6월 말 기준 금융지주의 총자산은 작년 동기 대비 194조1000억원(7.4%) 늘어난 282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산 비중은 은행(74.8%)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금투(10.8%), 보험(8.1%), 여전사(5.5%) 순이었다.

'코로나 충당금' 쌓아둔 10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급감

은행의 올 6월 말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70%, 12.27%, 11.19%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0.16%P, 0.17%P, 0.09%P 상승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이 지난 6월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21조8000억원 감소하고, JB금융지주에 바젤Ⅲ 최종안이 조기 적용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에 규제비율로 총자본비율은 11.5%, 기본자본비율은 9.5%, 보통주자본비율은 8.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5%로 작년 말보다 0.03%P 떨어졌다.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은 29.05%로 작년 말보다 0.01%P 올랐다.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총액/자본총계)은 118.69%로 작년 말보다 1.57%P 떨어졌다.

올 6월 말 기준 금융지주사 소속회사는 250곳(+7곳), 점포는 8775개(+155곳), 임직원은 16만2417명(+8275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고 증시 폭락으로 금투의 펀드 등 손실이 났지만 코로나19가 전체 금융지주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속단하긴 이르다”면서 “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내부유보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