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와 동의어로 인식될 정도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람을 중시하고 현지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 가능했던 일입니다.”
박재영 코웨이 글로벌법인사업본부장은 오늘날 코웨이의 'K-렌털 신화' 배경에는 특유의 코디 문화를 접목한 '사람중시'와 '현지 문화 존중'이 자리한다고 말했다.
1997년 웅진그룹 공채로 입사한 박 본부장은 2005년 코웨이 해외시장 조사 업무를 시작으로 15년 이상 해외 렌털 사업 현장에서 일한 최고 전문가다. 코웨이 해외사업 성장세는 놀랍다. 2015년 37만에 불과했던 렌털계정 수는 올 상반기 168만개로 급성장했다. 연평균 해외사업 성장률이 30%에 달한다. 성장 중심에는 말레이시아가 자리한다. 2015년 27만 계정에서 올 상반기 152만 계정을 달성했다. 미국 렌털 계정도 지난해 12만개를 돌파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코웨이가 '정수기'와 동의어로 인식될 정도로 국민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박 본부장은 “공항은 물론이고 국립 이슬람사원에도 코웨이 정수기가 설치됐다”면서 “말레이시아에 최초로 렌털 문화를 선보인 코웨이만의 브랜드 가치이자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결국 '사람'에 집중한 덕분이다. 박 본부장은 “말레이시아에는 교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현지인 대상 영업을 했고 판매·서비스 조직도 현지인 중심으로 채용했다”면서 “코디에 전문직 이미지를 부여한 끝에 지금은 '고소득 서비스 전문직'으로 인식될 정도”라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말레이시아에서 할랄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을 다수 출시했다. 온수를 즐겨 마시는 문화에 맞춰 '옴박(파도)'이라는 정수기를 출시한 게 대표 사례다. 온수 전용 출수구를 별도로 탑재하고 온수 용량도 늘렸다. 온수 온도를 6단으로 조절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마시는 물도 식품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라면서 “제품 이름을 말레이시아어로 지은 것도 현지화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글로벌 환경가전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정수기에 이어 공기청정기에 집중한다. 에어컨을 많이 사용해 환기가 잘 안 된다는 점, 인도네시아 화전농업 영향으로 공기질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집중 공략한다. 화전농업으로 생기는 연무(헤이즈)를 겨냥한 '헤이즈 모드' 등 현지 특화 기술을 이미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메가 시리즈'를 앞세워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비데 판매를 확대한다.
박 본부장은 “혁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과 차별화한 고객케어서비스를 세계에 선보이며 해외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면서 “말레이시아 성공 노하우를 발판으로 'K-렌털'을 선도하는 라이프케어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