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 '하이(Haii)'가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이번 투자로 시드 투자 6억원을 포함해 누적 투자유치가 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인허가 가이드라인 수립에 나서면서 세계 최초 메신저 기반 대화형 치료제를 개발한 하이의 성장가능성이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16일 김진우 하이 대표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올 해 말 미국 시장에 먼저 디지털 치료제를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웰니스 서비스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퍼블리셔'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이는 최근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 돌입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투자 유치 목표액은 20억원 이상이다. 이미 신규 투자자들이 확정되면서 마무리 단계에 있다.
2016년 설립된 하이는 불안장애, 치매, 우울증 등 정기적으로 정신 건강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인 김진우 대표가 30년간 연구해온 사용자경험(UI/UX)분야 기술을 융합해 만들었다.
세계 최초 메신저 기반 대화형 치료제를 개발한 하이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화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게 특징이다. 최근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 '에자이'와 제품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하이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한 개발·기획 인력을 확보하고, 올해 말까지 미국 시장에서디지털 치료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 FDA 승인 과정을 밟고 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 국내 시장에 종합건강관리 프로그램 '웰니스'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규모는 2017년 20억3800만달러에서 연평균 30%씩 성장해 2023년에는 57억68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스타트업들이 줄이어 등장하고 있다. 하이를 포함해 뉴냅스, 헤링스, 라이프시맨틱스, 휴레이포지티브 등이 대표 주자다. 대부분 의대 교수 출신들이라 경영대학 교수인 김 대표의 도전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도 거의 표준화되어 있는 상황이고,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하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순응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UX이며,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도 결국 엄청난 데이터와 분석 능력이 더 중요해 질 것”이라며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