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교류협력은 올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함께 원점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년 전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발표한 남북 간 교류협력은 모두 9가지 사안이었다.
경제교류에선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환경협력 추진 및 산림분야 협력 실질 성과에 노력 △방역 및 보건의료 협력 강화 등이다.
문화인적교류는 △금강산 지역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적십자 회담을 통해 화상상봉 및 영상편지 교환 △평양예술단 서울공연 △2020 하계올림픽 등 국제경기 공동 진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협력 △3·1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식 등이다.
평양공동선언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진척된 내용을 찾기 힘들다. 철도연결은 북한의 묵묵부답 속 우리 정부만 애를 태우는 형국이다. 대북제재 속 정부는 지난 4월 동해선 철도 남쪽 단절 구간 연결 사업을 우선 추진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북한의 군 주둔으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 산림분야 협력과 보건의료 협력 역시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북한은 답하지 않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등의 교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북제재를 피해 대북 개별관광과 비대면(언택트) 상봉 등으로 돌파구를 열려 했지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함께 무산됐다.
3·1절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식은 무산됐다.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평양예술단의 서울 공연도 요원하다.
이인영 장관이 새롭게 취임한 통일부가 개인 간 교류 등 남북 간 교류협력의 끈을 이어가려 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일방적인 희망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2월 문을 닫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피해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올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 조사된 피해 금액만 9649억원에 달한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당장 생존이 더 시급하다. 개성공단 재가동시 언제든지 재입주할 의사가 있지만 관련 논의조차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폐업을 피할 여력도 없다는 분위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근근이 버티던 기업도 연이어 폐업 신고를 하고 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당장의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만들고 있다.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으로 구성된 경기개성공단기업협동조합은 오는 23일 해당 조직을 전국단위로 확대 개편한다. 협동조합 차원에서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희건 경기개성공단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미 개성공단이 정부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잊혀 버린 것 같다”면서 “협동조합을 전국단위로 개편해 당장의 어려움을 버틸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공동취재 유근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