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험업계, 데이터 결합 적극적인데…국내 여전히 '제한적'

글로벌 보험업계, 데이터 결합 적극적인데…국내 여전히 '제한적'

글로벌 보험업계가 건강정보 등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언더라이팅 심사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보험상품 가입 간소화 절차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는 여전히 데이터 활용에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업계에서는 건강정보 등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슈어테크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데이터 분석 제공회사인 베리스크는 최근 생명보험의 신속한 보험심사를 위한 '전자건강기록(EHR) 트라아지 엔진(Triage Engine)'을 선보였다.

EHR 트라아지 엔진은 EHR 데이터를 사용해 보험심사 시간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베리스크는 해당 엔진을 통해 생보사들이 5분 내 9만5000개 장애를 평가할 수 있으며, 보험 신청자의 85% 수준을 자동으로 심사할 수 있다. 따라서 간소화한 언더라이팅으로 고객 편의성이 제고되는 것은 물론 보험사가 더 복잡한 위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돕는다.

미국 여행보험 제공사인 트레블러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하게 보험 가입을 하도록 돕는 '이미지 인식기능'을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온라인 여행자의 보험상품 구매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서비스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가입을 희망하는 아이템을 촬영하고,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이미지 인식기능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분 이내 보험 구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노트북이나 휴대폰은 물론 악기 등에 차별화된 보상 옵션 제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베스 마레즈 트레블러스 고객혁신 부서장은 “이제 보험 가입을 하는 것이 셀카를 찍는 것만큼이나 쉽다”면서 “이미지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보험가입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비식별정보를 결합·분석해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지만 여전히 제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슈어테크를 중심으로 보험회사들까지 현재 보험 가입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의 보장이 부족하거나 과보장된 부분을 재설계하는 등 제한적 형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보맵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필요한 보장과 적정 수준을 비교하고 최적의 상품을 안내, 가입까지 가능한 서비스 '보장핏팅', 고객의 직업, 소득, 부양가족 등 기본정보를 기반으로 한 과부족 보험분석과 보험 추천, 숨은보험금(미청구·휴면보험금) 찾기, 연금가입현황 조회 및 노후 진단 등을 제공하는 디레몬의 내장형 보험플랫폼 '레몬커넥트' 등이 있다. 보험사 중에는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일부 회사들이 자체 또는 인슈어테크와 함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들이 보험의 정보 비대칭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고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사용자 경험 및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선 건강정보를 비롯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가 확대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정보 활용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면서 “보험회사들이 새로운 헬스케어 상품이나 서비스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도록 건강 정보를 비롯 다양한 규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