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에 '캡슐맥주' 시대 본격화…트렌드 변화 예고

LG전자 홈브루
LG전자 홈브루

주류 규제에 묶여있던 '캡슐형 수제 맥주' 시장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말 주류 정의를 확대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며 집이나 소규모 가게에서도 대규모 양조 설비 없이 맥주를 만들 수 있게 된데 따른 것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홈술' 트렌드에 따라 관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세법 개정과 규재 샌드박스 도입 등으로 주류 자격면허를 발급받게 된 기업들이 편리함과 효율성을 갖춘 수제맥주기기들을 출시하는 등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캡슐만 넣은 뒤 2~3주 기간을 거치면 맥주 5리터가 만들어지는 전자동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를 출시해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홈브루에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고 간단히 다이얼 조작만 하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자동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100만원대 보급형 제품 출시와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생활 증가로 판매량은 두자릿 수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당초 LG전자 주류제조면허를 보유하지 않아 시음행사 등 관련 마케팅을 펼칠 수 없었다. 출시 초반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임시 면허를 획득한 이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더케그 케그브루.
인더케그 케그브루.

B2B용 수제 맥주 제조기기 생산업체 '인더케그'도 캡슐 맥주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 인더케그는 'CES2020' 2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으며 이번 주세법 개정을 이끈 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인더케그는 맥주의 원료인 맥즙을 발효, 숙성해 맥주로 제조해주는 기기다. 18리터짜리 전용 플라스틱 용기인 스마트케그에는 전통적인 양조 방식으로 제조된 맥즙이 이스트(효모) 캡슐과 함께 담겨 있다. 맥주 제조는 스마트케그를 기기에 간단히 연결 후 기기 상단 컨트롤 패드의 시작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7일 내 완료되며 유통과정 없이 현장에서 바로 판매가 가능하다. 컨트롤 패드를 통해서는 기기에 연결된 맥주들의 상태(제조 중, 제조 완료)와 잔여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인더케그는 지난달 '케그브루' 1호점을 오픈하며 수제맥주 펍 프랜차이즈 시장에도 진출했다. 케그브루는 페일에일, 벨지언 위트비어, 세종, 스타우트, 인디언 페일에일로 구성된 5종의 맥주 판매를 시작으로 9월 내 신규 맥주 5종을 추가로 출시하는 등 판매 맥주의 종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맥주 종류 확대를 위해 타사 브루어리들의 맥즙 도입을 위한 기술 제휴도 진행중이다. 브루어리들의 맥즙을 공급받게 될 경우 인더케그 기기가 각 브루어리들의 고유맥주 생산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판매 채널이 확대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별다른 양조 설비 없이 갓 만든 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만큼 홈술이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 맥주 시장 트렌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