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상풍력 보급이 본격화한 가운데 원가 절감과 대국민 인식전환이 숙제로 떠올랐다. 해상풍력 사업이 초기 단계인 탓에 현재로서는 투자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이다. 또 일반 국민들은 투입 대비 효용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투자비용과 균등화발전원가(LCOE)는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상풍력이 운영 중인 서남해 해상풍력은 1단계로 총 60㎿(3㎿×20호기) 단지를 개발하는데 3700억원 안팎이 투입됐다. 이는 애초 사업비로 잡은 4600억원 대비 약 900억원 절감된 것이다.
장완석 한국해상풍력 발전운영팀 과장은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 등 대기업들과 단지 조성에 협력했다”면서 “기술 발전 등으로 처음 설계 당시보다 실제 투입 비용이 큰 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상풍력은 서남해 해상풍력 추가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1단계 단지 인근인 부안 해상에 조성을 목표로 사업성 검토 등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이후 400㎿급과 2000㎿급을 2~3단계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각각 2조4000억원, 10조원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 투자비용은 1단계와 마찬가지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장 과장은 “1단계 풍력발전기들은 1호기당 발전용량이 3㎿에 불과했다”면서 “2~3단계 개발을 진행할 때는 기당 5㎿ 이상으로 늘어 적은 풍력발전기를 투입하고도 목표 발전용량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진보로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비용 절감은 수익성과 직결된다. 현재 60㎿ 단지는 시간당 최대 60㎿ 전기를 생산한다. 연간 전기 판매금액은 400억원 수준이다. 투자 비용을 3700억원으로 잡고 계산하면 원금 회수까지 9.25년이 걸린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진다면 이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장 과장은 “해상풍력 레코드 등이 없다 보니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 등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정부가 그린 뉴딜을 추진하면서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어 격차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상풍력은 추가 해상풍력 개발에 외국 회사들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의의 경쟁으로 기술 개발을 이끌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원가가 낮아지면 자연스레 LCOE는 낮아질 수 있다. LCOE는 생산된 전력 단위(㎾h)당 평균 실질발전비용이다. 발전시설 총 비용의 현재가치를 총 발전량의 현재가치로 나누어 계산한다. 다른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도 보급이 확대되자 LCOE는 하락했다.
해상풍력이 확대되려면 대국민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 수용성이다. 어민들은 풍력단지가 들어서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한다. 하지만 서남해 해상풍력 운영결과, 생태계 파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사업비의 약 3%를 어민 생계 지원에 활용하고, 일자리와 먹거리 등을 제공하면서 마찰은 사라졌다. 해상풍력을 관광 상품으로 활용할 경우 부가 수익도 기대된다.
장 과장은 “지속적인 해상풍력 연구개발과 해외 자본 유치 등을 통해 국내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면서 “지분 투자 등 주민 참여형 해상풍력 개발 등을 검토해 주민 수용성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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