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김치냉장고 판매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아직 김장철 이전이지만 김치냉장고가 사계절 가전으로 변모했고, 코로나19로 '집콕'이 늘면서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에어컨 판매가 예년 대비 저조했던 만큼 가전업계는 하반기 김치냉장고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16일까지 판매된 김치냉장고 수량은 전년대비 50% 상승했다.
롯데하이마트는 9월 1일부터 14일간 김치냉장고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은 9월 1일부터 15일까지 판매된 김치냉장고 수량은 작년보다 40%, 매출액은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고효율 가전 구매 환급 예산이 모두 소진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전 판매가 늘고 있어 업계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판매 증가는 코로나19로 소비자가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김치냉장고를 신규 구입, 교체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과거 겨울 가전으로 각인됐던 김치냉장고가 사계절 가전으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한 영향도 있다. 식생활이 변하면서 김치보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재료를 보관하는 '세컨드 냉장고'로 김치냉장고 입지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딤채 등 김치냉장고 주요 기업이 일제히 8월 말 신제품을 출시했다”면서 “신제품이 나오면 각종 프로모션이 많고 소비자도 초가을부터 신제품 구매를 서둘렀다”고 말했다.
올해 김치냉장고 신제품은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특징도 천차만별이다.
삼성전자는 김치 외 다양한 식재료를 4계절 보관하는 비스포크 김치 플러스 신제품을 선보여 인기몰이 중이다. 삼성전자는 김치 플러스 브랜드에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했다. 도어타입과 색상 등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김치냉장고를 다용도 냉장고로 활용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뿌리채소, 와인, 생산 등 17까지 맞춤 보관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LG전자는 LG만의 차별화한 신선기능인 '뉴 유산균김치+'를 확대했다. 신제품에서는 위쪽 칸까지 이 기능을 적용해 더 많은 양의 김치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포장 김치를 인식해 최적의 보관 방법을 알려주는 인공지능(AI) 맞춤 보관 기능도 눈에 띈다.
2021년형 딤채는 기존 김치별 숙성 모드에 파김치와 오이소박이, 갓김치 메뉴를 추가해 10대 김치 전문 숙성 모드를 완성했다. 김치마다 최적의 숙성방법을 적용해 최상의 맛을 구현한다.
가전업계는 올해 김치냉장고에 거는 기대가 커 판매 촉진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가 상대적으로 저조해 하반기 주력 신제품인 김치냉장고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면서 “제품별로 수십만원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