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불꽃축제 특수…한강변 호텔업계 '울상'

한화 서울세계불꽃축제
한화 서울세계불꽃축제

매년 10월 여의도 한강변에서 열리던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취소되면서 패키지 특수를 누려온 호텔들이 울상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객실 점유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패키지 판매 특수마저 놓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다음달 서울세계불꽃축제 개최를 전격 취소했다. 2000년부터 매년 열린 서울불꽃축제가 외부 영향으로 취소된 것은 이번에 네 번째다. 신종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취소됐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한강변 인근 여의도·용산·마포 등에 위치한 특급호텔들은 타격이 크다. 매년 축제 시즌에 맞춰 출시했던 숙박·식음 패키지 특수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들 호텔은 한강 전망 객실에서 불꽃쇼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 패키지를 앞다퉈 선보이며 집객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

원효대교 북단에 위치해 불꽃놀이 대표 명소인 서울드래곤시티호텔은 지난해 선보인 불꽃 전망대 패키지를 예약 2주 만에 완판한 바 있다. 패키지 객실 규모만 300실에 달한다. 상층부 스카이킹덤에선 불꽃축제에 맞춰 재즈밴드 공연과 불꽃 스페셜 디너 등 연계 상품도 판매했지만 올해는 준비조차 못했다.

공덕역에 위치한 글래드 마포도 지난해 불꽃쇼가 보이는 14개 객실을 대상으로 특별 예약 판매한 '탑클래스 불꽃 축제' 패키지를 선보인 적 있다. 닷새 만에 완판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는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객실 패키지뿐 아니라 다양한 다이닝 상품과 와인 등 연계 상품 판매도 예년보다 저조하다.

한강변 호텔이 아니더라도 여의도나 마포 인근 호텔 당일 객실 점유율은 90%를 웃돈다. 건물에 가려져 객실 내 감상이 어렵더라도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인근 호텔에 투숙하는 고객들이 많아서다. 여의도 켄싱턴호텔과 메리어트 등도 불꽃축제 전후로 즐길 수 있는 뷔페 패키지를 선보이며 축제 특수를 누려 왔다.

호텔 관계자는 “물론 아쉽지만 올해는 불꽃축제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힐링 프로모션을 선보여 매출 감소를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특히 추석 연휴시즌에 맞춰 연박 혜택이 포함된 패키지를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호텔 뿐 아니라 한강 편의점도 특수를 놓쳤다. 이마트24 동작대교 노을·구름카페나 여의도 한강공원 CU 등도 불꽃축제 시간을 전후로 평소보다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올해는 음료·안주류뿐 아니라 돗자리·종이컵·담요 등의 판매 특수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불꽃쇼지만 100만명이 운집하는 대형 축제인 만큼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했다”면서 “호텔 입장에선 가을철 마이스(MICE) 시즌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마저 놓친 상황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