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장재혁 씨 연구팀이 스테판 마이어 뮌헨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궤도각운동량(OAM) 메타표면을 이용한 대용량 홀로그래픽 저장 장치를 구현했다고 23일 밝혔다.
홀로그램은 홀로그래픽 장치에 저장된 3차원 입체정보가 공간상에 구현된 이미지다. 이 3차원 입체정보는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홀로그래피 기술을 통해 주로 저장장치에 기록된다.
연구팀은 직접 물체를 놓고 간섭을 기록하는 기존 아날로그 홀로그램 저장방식을 벗어나 컴퓨터로 간섭을 계산하고 매질에 직접 저장하는 '디지털 홀로그래픽' 기술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집중한 디지털 홀로그래픽 저장 장치는 머리카락보다 천배 가까이 얇은 나노 구조체들이 주기적으로 배열된 메타표면을 이용해 구현가능하다. 이 메타표면은 빛의 특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메타표면을 이용한 홀로그래픽 저장 장치는 빛의 주파수, 회전 상태, 혹은 편광에 따라서 다른 홀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보고된 방식들엔 저장된 정보를 독립적으로 분리해낼 수 없는 이론적 한계가 존재해 정보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는 없었다.
연구팀은 궤도각운동량을 정보 전달 매개체로 하는 기기 한 대로 무한대에 가까운 홀로그램 영상을 생성해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총 202개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2개의 다른 초점거리에 복원시킬 수 있는 메타표면 기반 홀로그래픽 동영상 저장장치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광원의 궤도각운동량을 순차적으로 바꿔주게 되면 두 개의 홀로그램 비디오가 서로 다른 공간상에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메타표면 홀로그래픽 저장 장치에선 불가능했던 것으로, 연구팀은 영화표준에 준하는 초당 25 프레임의 홀로그램 영상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메타표면 홀로그래픽 저장 장치는 레이저를 이용한 나노 공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기존 전자빔 리소그래피를 이용한 공정보다 훨씬 값싸고 넓은 면적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노준석 교수는 “기존 메타표면 홀로그래픽 장치의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 최고 용량의 메타표면 디지털 홀로그래픽 저장장치를 구현함으로써 더 작은 장치로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라며 “가상·증강 현실을 위한 3차원 홀로그램이나 홀로그래픽 비디오를 구현하거나 아주 높은 보안 수준을 가지는 위변조 방지 기술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글로벌프론티어, RLRC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 미래소재디스커버리, ERC 선도연구센터, 한-독(DAAD) 하계연수 그리고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박사과정생 연구지원 장려금, 현대차정몽구장학금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