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탄력성. 고난을 이겨 내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성질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 사회가 길러야 할 힘으로 강조되고 있다. 부족하다. 누구도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 시기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로의 회복 탄력성이 아니라 구조의 근본 혁신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제시했다. 정보기술(IT) 기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한 사회 구조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과 인재를 선제 확보하고 한국을 글로벌 디지털 경제 리더로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SW)다. 한국판 뉴딜의 중심은 디지털이며, SW는 모든 디지털 기술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한국판 뉴딜을 위해 확보해야 할 디지털 경쟁력은 곧 SW 경쟁력과 같다. 국가 차원에서 SW 경쟁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혁신 기술력이 있는 국산 SW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 SW 산업계 주인공은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 기업은 대부분 외국계 기업의 서포터 또는 인력 공급원 역할만을 수행해 왔다. 이런 시장 구조가 지속된다면 진정한 한국판 뉴딜을 실현할 수 없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는 대부분 세일즈 조직 중심으로 구성된다. 반면에 국내 기업의 경우 연구와 기술지원 파트를 포함한 모든 인력의 본거지가 한국이다. 한국판 뉴딜이 창출해 낼 모든 기술·인력 자원 경쟁력의 국가 자산화가 가능하다.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와 디지털 선도 인력 양성을 실현할 수 있다.
외산 SW에 대한 오랜 의존은 관성이다. 경쟁력 있는 국산 솔루션이 부족하던 과거 때부터 고착돼 지금까지 왔다. 이제는 기술력을 갖춘 국내 제품으로 그 관성을 깨야 한다. 지난해 소재 국산화 정책을 통해 국내 소재 기술력과 주도권을 확보해서 탈 일본에 성공한 사례를 대표로 들 수 있다.
국산 SW 도입이 확산하려면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SW에 장애가 발생하면 국산 SW는 외산 SW에 비해 과도한 비판을 받았다. '국산이기 때문에'라는 왜곡된 시선을 거두고, 국산 SW만 탓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국산 SW는 국내 상황에 맞는 IT 솔루션 제공, 밀착 기술 지원, 유지·보수 등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온라인 개학에서 입증됐듯 외산 SW가 넘기 어려운 국산 SW만의 경쟁력이 분명히 존재한다.
국산 SW 활성화를 통해 다진 디지털 경쟁력은 한국판 뉴딜 성공의 핵심 엔진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번 뉴딜은 단순히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 한국의 향후 30년을 책임질 미래 기간산업 육성의 첫걸음이다. 새롭게 도래한 시대에서 세계 디지털 리더로 거듭날 절체절명의 기회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밑그림을 그렸다. 국내 SW 산업계는 이를 실체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제도 지원과 국내 SW 기업의 기술력을 융합시켜야 한다. 이와 같은 국산 SW 중심 혁신 성장 모델을 통해 바이러스가 초래한 국가 위기의 극복 성공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리더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형배 티맥스소프트 대표 hyungbae_lee@t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