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사업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기업공개(IPO)에 앞서 국내 투자회사로부터 3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세계 1위 기틀을 마련하려는 SK이노베이션 분리막 사업 전반의 투자 확보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재무구조 개선에 수주 여력이 개선되면서 2025년 배터리 시장 3위 도약도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프리 IPO)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정식 기업공개(IPO)를 하기 이전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해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SK IET는 이번 유증을 통해 전체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보통주 627만4160주를 발행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에 주당 4만7816원에 양도하고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 IET에 대한 프리 IPO를 실시하는 것은 상장 전 조기에 유동성을 확보해 분리막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장 시기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 IET 기업 가치는 5조원으로 평가된다.
SK IET는 중국 창저우에 짓는 연산 6억7000만㎡ 규모 신규 공장을 올해 4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순차 가동할 예정이다. 또한 폴란드 실롱스크주에서 건설하는 연산 3억4000만㎡ 규모 분리막 공장도 내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거점을 도합한 생산능력이 13억8000만㎡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현재 두 배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SK IET는 이 같은 성장 전망을 통해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강화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한 2023년까지 한국, 미국, 헝가리, 중국 등 4개국에 총 3조원 이상 투자해 71GWh 규모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4개국을 포함해 100GWh 규모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는 통상 '선수주 후증설' 전략에 따라 공장 확장이 이뤄진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따라 추가 증설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석유화학 자산인 SK루브리컨츠 일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스페인 대형 은행에서 14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는 신디케이트 그린론을 통해 5400억원을 조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3위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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