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정보를 통합한 디지털 트윈 사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구축 사업이 이어지지만 통합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개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간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가 통합돼야 하지만 '난개발'로 인해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 표준화·거버넌스·공유체계 등 공간정보 활성화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온라인 영상회의로 열린 국회 국토공간정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는 산업계·학계 전문가가 참석해 공간정보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다.
공간정보는 다른 정보와 결합했을 때 힘을 발휘하는데 이를 통합할 데이터 체계는 물론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됐다.
조대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스마트시티사업단장은 “디지털 트윈이나 지하시설물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데 디지털 난개발은 현실세계보다 심각하다”며 “건설정보모델링은 건축 분야에서, 공간정보는 측량 분야에서, 증강·가상현실(AR·VR)은 게임 분야, 인공지능(AI)은 컴퓨팅 분야에서 제각각 개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토부 내에서도 각 과의 접근체계가 다르다”며 “거버넌스 체계, 플랫폼 서비스 모델 연결과 통합 등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이지스 대표는 정부가 각 부처별로 사업마다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공간을 기반으로 융합할 때는 활용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형 뉴딜 사업만 예로 들더라도 공간정보와 매칭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은 사업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도로정밀지도, 지하시설물 통합지도 등은 디지털 트윈에 포함되지만 다른 부분은 그렇지 않은 사업이 많다. 공간정보와 향후 매칭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트윈은 단순한 디지털 사업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이 통합되지 않으면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부사장은 “네이버랩스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에 대해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지만 여러 제도로 인해 데이터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힘들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뉴딜에서 공간정보를 중심으로 한 협력과 공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재현 서울시립대 공간정보공학과 교수는 “데이터 막대하게 쏟아지는데 분야별 공유가 되지 않는다”며 “데이터 자체 표준화와 데이터 공유체계가 어떻게 되어야할지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컨트롤타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면 위치가 통일되지 않고 데이터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고 관련 정책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한동민 국토교통부 국토정보정책과장은 “고정밀 공간정보 시대에 맞는 공간정보 법체계 개선을 위해 정책연구 중”이라면서 “활용 기반을 만드는 부분에서 산업 생태계 지원과 공유·협력 거버넌스에 대한 사항이 담겨야 할 것으로 보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