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이던 수분 취약성 문제를 해결한 물질을 개발했다. 이 물질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고 수준의 효율(24.82%)을 나타냈다. 수분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잡은 획기적 연구 성과로 사이언스 25일자 온라인 공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용훈 총장)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연구팀을 구성,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이 수분에 노출되는 것은 막으면서 전지 효율을 높이는 '유기 정공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정공수송층은 광활성층에서 빛을 받아 만든 정공(양전하 입자)을 전극으로 나르는 역할을 하는 태양전지 구성층이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정공수송층의 수소를 불소로 바꾸는(불소 도입) 간단한 방법으로 수분 안정성과 고효율을 동시에 잡았다.
개발된 정공수송층 물질은 기존 정공수송층의 우수한 성능은 유지하면서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소수성)이 강해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전지는 높은 효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 물질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에 적용해 에너지변환효율 24.82%(공인인증 결과 24.64%)를 거뒀다. 500시간 동안 고습도 환경에서 87% 이상 효율을 유지했다.
공인 인증 전지에 적용해 1.18V의 높은 개방 전압도 확인했다.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가 이론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전압에 최대 근접한 수치다. 개방 전압이 높을수록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효율도 높아진다.
전지제조를 담당한 김동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은 “현재까지 보고된 전압 손실 중에서 가장 낮은 값인 0.3V의 전압손실(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기준)을 나타냈다. 전지를 대면적으로 제작해도 효율(22.31%) 감소가 적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공수송층 신물질을 개발한 양창덕 UNIST 교수는 “효율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유기 정공수송층 개발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계속돼 왔지만, 두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물질은 찾기 어려웠다”면서 “그 동안 양립하기 어려웠던 수분안정성과 효율 문제를 기존 스파이구조 물질에 불소 원자를 도입해 동시에 해결한 매우 획기적인 연구”라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