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전남도가 수도권 공공기관 1차 이전때 공동혁신도시를 건설한 것과 달리 '혁신도시 시즌 2'로 불리는 2차에서는 개별 유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지자체가 희망하는 공공기관 상당수가 중복돼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과 함께 상생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정부와 정치권에서 거론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등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광주시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비해 혁신도시 연구기획 특별팀을 가동, 유치대상 기관 선정 등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시는 2차 이전 대상인 122개 공공기관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데이터진흥원 △한국문화재단 △한국문화진흥주식회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을 1차 유치 목표기관으로 삼았다.
전남도도 최근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한 동향 파악 등에 들어갔다.
도가 관심을 보인 공공기관은 △한국마사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데이터진흥원 △한국화합융합시험연구원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이다.
시와 도는 제각각 공공기관 유치활동에 들어가면서 지난 2007년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당시 공동혁신도시인 나주 빛가람신도시를 조성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데이터진흥원 등은 양 시·도가 모두 유치를 희망하는 등 상당수가 중복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시·도가 따로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것은 1차 공공기관 유치 성과 저하, 에너지 밸리 및 에너지 신산업 클러스터 조성 협력 어려움, 과도한 경쟁 유발 우려 등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종일 광주전남연구원 박사는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핵심적인 차별화 전략은 공동 유치와 조성”이라며 “기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미래 발전전략과 연계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 15개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 협의체인 광전노협도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두 지자체가 서로 등지고 자기 갈 길만 가는 것 같은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유치 대상 기관이 대부분 겹쳐 시·도의 각자 유치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 여론에 시와 도는 공공기관 2차 유치전에 상생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은 공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동 대응을 위한 활발한 논의는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