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택시업계가 첨단기기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앱미터기 택시를 시범운영하기 시작한 데 이어, KST모빌리티는 택시 교통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 도입을 본격화한다. 카풀, 타다 사태를 겪으면서 택시 서비스 질적 향상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ST모빌리티는 가맹택시 '마카롱택시'에 음주,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기존 운영하던 첨단운전자시스템(ADAS)에 기능과 솔루션을 추가하는 형태다. 지난해 업무제휴를 맺었던 PLK테크놀로지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DAS 전문기업 카비 기술이 활용된다.
졸음운전 방지는 택시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가 운전자 동공과 얼굴을 인식해 졸음운전 여부를 판별하는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DSM)' 방식이다. 기사가 졸거나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 진동이나 경고음 등으로 알려준다.
음주운전 감지 기술에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법이 활용된다. 운전자의 평소 운전과 특정 시점의 운전 데이터를 서버로 수집해 점수 형태로 분석할 수 있다. 음주 상태에서의 운전 점수는 평소 대비 눈에 띄게 낮아지므로 사고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이행렬 KST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졸음운전 방지 및 음주여부 감지 기능을 함께 도입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등으로 이동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안전과 같은 택시 근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첨단 기기 도입은 택시산업 체질개선에도 긍정적이다. KST모빌리티는 지난 7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 통해 '스마트 기사 교대 시스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를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실시간 기사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수다. 현행법은 기사 신원 확인, 음주 여부 확인을 위해 주로 도심 외곽에 위치한 차고지에서만 교대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도심 내 기사 교대가 가능해지면 택시 운행이 사실상 24시간 연속으로 가능하게 돼 수익성이 향상된다.
아울러 택시 보험료 인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보험사들은 일반 ADAS 기기가 설치된 일반 차량에게도 최대 10% 가량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준다. 사고 위험이 줄어들어 보험금 지급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이들 차량의 보험료를 달리 책정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택시는 대부분 택시공제조합을 통해 보험을 가입하는데, 기술 도입 6개월~1년 이후 사고 감소 효과가 실제 데이터로 입증되면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