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IMF때보다 낮다...기업 74% 경영계획 달성 부정적

체감경기 IMF때보다 낮다...기업 74% 경영계획 달성 부정적

제조업체가 느끼는 4분기 체감경기가 IMF 때보다 낮은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5%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69%를 넘었다. 기업 74%가 연초 세운 경영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8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IMF 외환위기인 1998년 3분기 61보다 낮고,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1분기 55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최초 반영된 2분기 경기전망지수가 57을 기록한 이래 3분기 연속 50점대에 머물렀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하면 이번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2분기 제조업체 매출 감소폭(-12.7%)이 통계 집계 이래 최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성이 제약받는 상황에서 차입금에 의존해 버티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상반기 글로벌 발주량이 작년대비 60% 가까이 감소한 '조선·부품(34)'과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철강(48)' 부문 체감경기가 부진했다.

기업들의 올해 실적과 경제성장률 전망은 암울했다. '연초 계획 대비 올해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 '목표치 미달(74%)'을 예상한 기업이 '목표치 달성 혹은 근접(24%)'을 예상한 기업보다 월등히 많았다. 목표치 대비 예상 미달폭은 평균 26.9%로 집계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2% 미만(36.2%)' '-2% 이상 -1.5% 미만(33.3%)' '-1.5% 이상 -1% 미만(22%)' '-1% 이상 0% 미만(7.3%)' 순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상경영 여부를 묻는 질문에 42.6%가 연초부터 비상경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고, 정상경영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비상경영으로 전환했거나 전환할 예정인 곳도 22.5%에 달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에서도 3분기 전체 실적이 내수, 수출, 투자 3부문 모두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자금압박 때문에 생존 한계상황에 몰리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정상기업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현황을 점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