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에도 지속 투자, '종합 에너지·석유화학사'로 체질 개선을 가속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아람코는 자국 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아람코가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것을 감안할 때 종합 에너지 사업자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아람코 코리아 관계자는 “주로 세계 각국에 있는 원유 채굴 현장 등에 태양광 등을 집중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030년까지 자국에 신재생에너지 9.5GW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집중 분야는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활용과 수송 연료·엔진 설계, 비금속 재료 개발 등 세 가지다. 아람코는 석유·가스의 유해 요인을 줄여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친환경'을 추구한다. 대표적으로 아람코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와 고부가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위한 CO₂와 메탄의 촉매 변환기 개발, 증기 개질 개선 등에 협력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빈 살만 왕자다. 그는 사우디 에너지장관으로서 아람코 실권을 쥐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감축으로의 무게 이동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빈 살만 왕자는 탈석유를 가속화하는 '비전 2030'을 추진, 사회·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람코 기업공개(IPO)가 이를 방증한다. 사우디는 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을 세계 최대 규모 호텔 건립 등 관광업과 사회기반 시설(SOC) 정비, 예술 분야 등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앞서 아람코는 IPO 당시 약 2조달러(약 2300조원)로 평가받았다. 현재 시가총액은 2000조원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아람코는 수소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작년 6월 빈 살만 왕자가 방한해 현대차와 수소차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아람코는 석유화학 사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원유 생산과 조달, 정제를 거쳐 납사(석유화학 원료) 등을 생산,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에쓰오일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람코는 에쓰오일 보통주를 63.41% 보유하고 있다. 특수 관계인을 포함하면 63.45%까지 늘어난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7조원을 투입해 부생가스를 원료로 활용, 에틸렌을 만드는 스팀크래커와 추가 복합석유화학시설(ODC)을 만들 계획이다. 아람코의 의중에 따라 기획됐다.
아람코 코리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한편 세계 사업장에서 석유화학 투자도 병행할 방침”이라면서 “종합 에너지·석유화학 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종합 에너지·석유화학社로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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