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등대공장 문턱 못넘은 한국 스마트공장..."실질 보급 효과 거둘 수 있게 개편 시급"

신성이앤지 등 최종 단계서 탈락
현재 中 12개사...韓은 포스코 뿐
단순 보금에 그쳐...뚜렷한 전략 필요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스마트공장 확산 방침에도 불구하고 한국 중소·중견기업이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스마트공장 구축에 따른 재무적 성과 등 실질 효과보다는 단순 기술 보급에만 집중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EF가 매년 선정하는 등대공장 명단에 올해 국내 기업은 단 한개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8개 중소·중견기업이 등대공장 선정을 신청했으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신성이앤지와 오토젠 등 2개사는 최종 단계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WEF는 세계 최고 수준 스마트공장을 등대공장으로 2018년부터 지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44개사가 선정됐다. 44개사 가운데 유럽이 19개사, 중국은 12개사 등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 등대공장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한국 기업의 스마트공장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되지 못한 주된 이유는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구축 사업이 뚜렷한 전략 없이 단순 기술 보급에 치우쳐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기부 안팎에서도 탈락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기업별 상황에 맞는 전략 수립이 없이 단편적으로 기술 요소를 적용하는데 그치고, 뚜렷한 파급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2014년부터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나 상당수는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스마트공장 7398개 가운데 중간2 단계에 해당하는 스마트공장은 99개에 그친다. 1.3%에 불과하다.

WEF에서는 등대공장 선정의 최우선 평가 요소를 재무적 성과로 두고 있다. 생산량과 불량률, 매출액, 수출액 등을 비롯한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나타나는 스마트공장을 사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중국 하이얼의 경우 매출 44%, 생산성 79%가 상승되는 성과를 거뒀다. 작업처리량, 공구수명, 계획 효율, 공장설계 시간 등 다양한 실질 효과가 나타난 것이 최종 선정에 주요 지표로 작용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다양한 기반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데이터 분석 등 실제 공정 적용은 아직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되지 못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중기부에서도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원 방식을 개편할 방침이다.

경제적 성과와 운영 성과 등 WEF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성과지표를 충족하는 기업은 선도형 스마트공장으로 등재하고, 이를 위한 고도화 전략 수립과 공장 구축을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에게 스마트공장 자발적 확산의 촉매가 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세계경제포럼(WEF)
자료:세계경제포럼(WEF)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