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다중에너지 엑스선 발생장치' 기술을 엑스선 발생장치 개발 전문기업인 에이치디티(대표 오준호)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정액 기술료 9300만원과 경상 기술료로 매출액 3%를 조건으로 관련 특허 1건, 노하우 4건을 통합 이전한다.
고에너지 엑스선은 튜브의 음극에서 방출된 전자빔을 높은 에너지로 양극 속 금속 타겟에 부딪혀 만든다. 발생 엑스선은 인체나 물체를 투과해 검출기에 도달하고 '엑스선 영상'을 만들어낸다. 영상에는 조사 대상 밀도에 따라 음영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차이로 인체의 골격, 장기의 이상, 물체의 균열 등을 확인한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다중에너지 엑스선 발생장치는 튜브 속 음극에서 원하는 모양의 전자빔을 여러 개 만들어내고 전자석으로 전자빔의 궤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양극 속 각기 다른 금속 타겟에 부딪히게 한다. 텅스텐, 몰리브덴 등 다양한 금속 타겟에 부딪힌 전자빔은 각각 다른 에너지 분포를 가진 엑스선을 발생시킨다.
기존 다중에너지 엑스선 발생장치는 여러 개 음극에서 개별적으로 전자빔을 방출하거나 회전형 금속 타겟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터와 같은 추가적인 기계장치가 필요해 부피와 무게가 크고, 고장 위험도 높았다.
반면 원자력연이 개발한 기술은 한 개 음극만으로 다수의 전자빔을 만들어내면서, 전자석으로 전자빔의 궤도를 조정해 신뢰도와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 또 손바닥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한 번 촬영으로 진단에 필요한 연조직과 뼈를 선별적으로 선명하게 영상화할 수 있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방사선 노출량이 줄어 더욱 안전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휴대용 고해상도 엑스선 영상장비를 상용화할 수 있어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노인의 검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에이치디티는 치과용 휴대용 엑스선 발생장치를 주력으로 내과용, 정형외과용, 동물용 등 다양한 엑스선 발생장치를 꾸준히 개발해, 다수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휴대용 다중 에너지 엑스선 발생장치를 상용화해 골밀도, 근감소증 진단 등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유종 차세대연구인프라개발실장은 “이번 기술 이전으로 휴대용 다중 에너지 엑스선 발생장치 국산화를 통한 수입 대체 효과 및 수출 증대, 나아가 국가 기술 경쟁력 향상, 지역경제발전 및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