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고 원인이 배터리 '분리막 손상'으로 지목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앞서 화재 원인은 배터리셀이 아닌 셀을 합친 배터리팩 결합품(어셈블리) 내부 원인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코나 화재 원인을 배터리셀로 특정한 것이다. 국토부는 코나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이 다양한 원인 가운데 유력하게 추정한 화재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국토부 자동차안전연구원 화재 원인 발표 근거는 배터리셀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의 직접 접촉을 막는 분리막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화재 재연시험 등 배터리 분리막 문제에 대해 검증하겠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국토부가 분리막 손상이라고 발표하면서도 실제 문제가 맞는지는 파악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문제 원인으로 지적된 LG화학은 즉각 반박했다. 화재 원인이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는 게 요지다.
LG화학은 국토부 자료 발표 이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코나에 탑재되는 LG화학 파우치형 NCM622(니켈 60%·코발트20%·망간20%) 배터리는 국내외 다수의 전기차에 적용됐다. 이 배터리를 탑재한 다른 전기차에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들었다.
NCM622 모델은 LG화학 주력 제품으로 제너럴모터스(GM) 볼트 등 해외 주요 전기차에도 탑재 중이다.
특히 발화지점이 배터리에서 시작됐음에도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중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보다 화재 원인을 찾기가 까다롭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어디서 화재 원인이 시작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후방 업계도 분리막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LG화학은 한국·중국·일본 다수의 분리막을 시용했다. 특정 브랜드 분리막을 사용하지 않았고 다른 분리막은 안전했다는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코나 화재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에 배터리팩 설계, 배터리팩 내 수백개 셀을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이 원인이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제조사가 제작한 BMS를 어떻게 설계 또는 설정됐는지 등도 명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토부의 코나 화재 원인 결과 발표 시점은 미정이다. 이는 화재 원인을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반증한다.
배터리 대상 범위도 일부에 불과했다. 국내 9건의 화재 가운데 일부 배터리만 조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구성된 검증단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뿐 아니라 관련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화재가 또 다시 발생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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