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으로 창업·벤처기업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보호 받을 수 있는 임치제도가 시행된다. 창업·벤처기업의 마케팅 전략부터 비즈니스 모델까지 다양한 기술·영업상 아이디어 탈취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르면 이달말 창업벤처기업을 위한 아이디어 임치 제도의 시범 운영을 개시한다. 임치는 기술이나 경영자료를 임치기관에 안전하게 보관, 보유 사실을 입증하는 제도다. 중기부는 2012년부터 연구개발(R&D) 성과물에 대한 임치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 임치는 앞서 중기부가 운영하는 기술임치제도를 기술·영업상의 아이디어로 확장 적용한 제도다. 공모전 또는 거래예정 기업에게 제출 예정인 설계도면이나 사업제안서 등이 주요 임치 대상이다. 공모전 등에 아이디어를 제출하기 이전 임치기관에 신청할 수 있다. 마케팅 전략부터 비즈니스 모델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된다.
임치기관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기술보증기금이 맡는다. 창업기업에게 1년간 무료로 아이디어 임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비밀유지협약(NDA) 체결과 기술자료 거래 기록 등록시스템 같은 지원도 동시에 이뤄진다. 1년의 임치기간이 만료된 아이디어는 갱신하지 않을 경우 자동 폐기한다.
아이디어 임치는 중기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강화방안에 따른 조치다. 그간 정부는 중소기업의 임치 수수료 감면 등을 통해 기술자료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창업·벤처기업의 아이디어 탈취 등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아이디어 기반 신규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성상 공모전 등 접수 안팎으로 아이디어 도용으로 인한 분쟁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공모전 등에서도 아이디어를 둘러싼 분쟁이 줄곧 나오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라는 것이 사실상 큰 차이가 없고 새롭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공모전을 개최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도 사전에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시스템 정비를 마치고, 이달 중 시범 운영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창업·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임치 수요 등을 반영해 임치수수료 등 최종 조율을 거쳐 내년께 정식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아이디어 임치제도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다양한 창업·벤처기업이 서비스를 이용해 선제적 기술보호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