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에서 개인택시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40여대 수준으로 출발한 운영대수가 곧 1500대에 달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택시를 카카오모빌리티가 빠르게 선점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서울 지역 개인택시 대상 카카오T블루 4차와 5차 사업설명회를 열고 대규모 신규 모집을 진행했다. 누적지원자 수는 이미 1만명을 돌파했으며 각 모집에서 수백명 가입자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업계는 지원자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실제 신청자 수는 3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카카오T블루 총 운행대수는 약 1만대로 추산된다. 이번 모집 절차가 마무리되면 개인택시 비중은 기존 0.1%에서 14% 이상으로 훌쩍 늘어난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자회사 KM솔루션 및 가맹 택시운수사의 법인택시 위주로 운영이 이뤄져 왔다. 택시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동배차' 시스템 등은 회사 지시를 받지 않는 개인택시에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본사 차원에서 통제가 어려운 만큼 기사 친절도 등 브랜드 전반의 서비스 품질저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올해 4월 이전까지 카카오T블루는 모두 법인택시로만 운영됐다.
이번 개인택시 확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개인택시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맹택시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마카롱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가 양분하던 상황이었으나 최근 우버, 코나투스(반반택시 그린), VCNC(타다 라이트), 나비콜 등이 잇달아 진출을 선언하며 법인택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 개인택시 양수 자격요건이 완화되기 때문에 청년층 택시기사 유입도 늘어나 시장 자체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은 카풀 등으로 카카오와 극렬하게 대립했던 기존 택시기사와 달리 가맹택시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 또한 배회 영업에 대한 부담이 없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측면에서도 가맹택시 선호도가 높다. 이용자들 역시 가맹택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코로나19 영향 상황에서도 매출 하락 방어에 유리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사업에 대한 개인택시 기사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택시 카카오T블루의 대상 지역 확대 및 모집 규모는 향후 기사들의 니즈와 이용자 수요 등을 고려해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이동 시장에서 택시 집중도가 심화됨에 따라 혁신 산업 등장이 더욱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올해 '타다베이직'이 운수법 개정으로 영업을 종료한 이후 기여금을 내고 운영하는 '타입1'은 신규 서비스 등장은 아직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입1은 적정 기여금 수준에 대해 정부와 업계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사업 불확실성이 커 택시 외 모빌리티 사업은 아직 뚜렷한 사업모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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