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서도 '아파트 매물보기' 못 본다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시행 후폭풍
허위매물 필터링 어려워 고육지책
국토부 실거래가 발표 의존도 높아져

직방서도 '아파트 매물보기' 못 본다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부동산 정보 얻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네이버부동산이 '거래완료'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사이트에 노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직방은 아예 아파트 카테고리에서 '매물보기'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직방을 통해 관심 아파트 시세 정보를 접했던 이용자들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발표 전까지 매물 가격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최근 아파트 '우리집 내놓기' 및 '매물보기' 서비스를 종료했다. 기존 등록돼 있던 아파트 매물 광고도 전부 내려간 상태다. 매물보기는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을 직방에 등록해 노출할 수 있는 광고 상품으로, 아파트 실거래가를 파악할 수 있는 채널 중 하나였다. 이 서비스는 현재 '관심 아파트 등록' 기능으로 대체된 상태다.

이번 직방의 조치는 '거래완료' 매물만 노출 중단한 네이버부동산 대비 한 단계 높은 대응이다. 거래완료 매물의 경우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시세를 조작하는 데 악용된 사례가 있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다만 거래가 진행 중인 매물은 개정법 규정대로 세부사항을 모두 기입할 경우 허위매물이 아닌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직방이 서비스 '셧다운'까지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상 아파트는 다른 주거형태 대비 건당 광고비 매출도 더 높은 데다, 직방은 2016년 이후로 기존 원룸·투룸 대비 아파트 관련 사업을 가장 주력으로 육성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직방은 아직 아파트 상품 서비스를 무료 시범서비스로 지원하고 있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직방은 아파트의 경우 같은 매물을 여러 공인중개사가 중개하는 '공동중개' 방식이 많아, 허위매물 필터링이 더 어렵다는 측면을 함께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개정법을 준수하려면 매물 중개인이 작성한 증빙서류도 함께 등록돼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증명서류에 대한 진위여부 판단 과정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방 관계자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을 최대한 준수하는 선에서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고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아파트 매물 서비스 개편을 시작했다”며 “허위매물을 완전히 걸러낼 수 있는 구체적 대응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정확한 서비스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직방이 매물정보 제공 이외에 다양한 부동산 관련 신규 서비스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