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그룹과 네이버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 주식 맞교환과 사업 제휴를 통해 두 회사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네이버는 이커머스와 물류, 콘텐츠 기획·제작, 유통 등 각사 주요 사업 분야에서 공동투자와 포괄적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네이버는 주식 교환의 형태로 CJ그룹 산하 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주식 교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CJ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네이버와 협의를 마치고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CJ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방법·시기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CJ ENM 측도 “콘텐츠·플랫폼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와 사업 협력 및 전략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지분 가운데 자사주(20.42%) 일부를 네이버가 주식 스왑 형태로 맞교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해당 지분의 현재 시장가치는 8688억원 안팎이다. 6월 기준 CJ대한통운 지분 구성은 CJ제일제당 40.16%, 자사주 20.42%, 국민연금공단 8.1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분 절반만 인수하더라도 네이버가 CJ대한통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CJ는 방송,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한류 문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CJ ENM은 TV 채널을 통해 아시아 각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여러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다. 음악 사업 부문에서는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 등을 인기 대열에 올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사랑의 불시착' 등 인기 한류 드라마를 만든 드라마 제작사다.
양사의 협력은 CJ가 보유한 음악, 공연, 영상 콘텐츠를 네이버TV 등 네이버가 보유한 플랫폼을 통해 공급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쇼핑, 신선식품 배달 '장보기' 서비스 등 유통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양사는 이미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에서 상품이 출고돼 24시간 내 전국으로 배송되는 형태다.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콘서트 등 공연 콘텐츠를 준비하는 방안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8월에는 SM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앞서 YG엔터테인먼트에도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