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DGIST, 새로운 전고체 이차전지 전극구조 개발

우리 연구진이 새로운 형태의 전고체 이차전지용 전극 구조를 개발했다. 기존보다 에너지밀도를 대폭 높일 수 있어 고성능 전고체 이차전지 구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함께 활물질 간 원활한 리튬이온 확산 특성을 규명, 새로운 형태의 전고체 이차전지용 전극 구조를 설계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고체 이차전지는 전해질로 고체를 활용하는 차세대 전지다. 액체 전해질을 쓸 때 보다 화재 위험성이 낮다. 또 셀 하나에 여러 전극이 직렬 연결된 '바이폴라형 이차전지'를 구현,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복합 전고체 전극(왼쪽)과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 확산 기반 전고체 전극(오른쪽).
기존 복합 전고체 전극(왼쪽)과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 확산 기반 전고체 전극(오른쪽).

보통 전고체 이차전지 전극 구조는 이온 전도를 담당하는 고체 전해질, 전자 전도를 담당하는 도전재, 에너지 저장을 담당하는 활물질, 또 이들을 잡아주는 바인더로 구성된다.

그러나 ETRI 연구진은 활물질과 바인더로만 구성된 새로운 전고체 이차전지용 전극 구조를 제안했다. DGIST에서 슈퍼컴퓨터 기반 모델링으로 실현 가능함을 확인했다. ETRI 연구진은 이를 최종 구현해 '이온 확산 기반 전고체 전극'이라 명명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고체 전해질이 필요 없어 전극에 더 많은 활물질을 집어넣을 수 있다. 전극 내 활물질 함량이 98wt%(질량백분율)에 달할 정도다. 에너지밀도를 보통 흑연 복합 전극 대비 약 1.5배 높일 수 있다.

제조공정 측면에서도 차별화된다. 기존 많이 쓰이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는 높은 화학 반응성으로, 용매 및 바인더 선택이 까다로웠다. 반면 연구진이 만든 전극은 고체 전해질이 없어 용매와 바인더 선택이 자유롭다.

이영기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박사는 “기존 전고체 이차전지 구조에서 벗어나 활물질만으로 이온을 확산할 수 있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며 “에너지밀도를 더욱 높일 이차전지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를 이루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ETRI는 다양한 전극 소재와 양극 활물질을 대상으로 응용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전극 간 계면 이슈를 줄이고 전극의 부피도 얇게 만들어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