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 등과 손잡고 2023년까지 전국 35곳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
현대차는 15일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와 연계해 진행된 이번 협약을 통해 상용차의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민·관이 인식을 함께하고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Kohygen)'을 출범하게 됐다.
코하이젠은 2021년부터 10개의 기체 방식의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2023년에는 액화수소방식의 수소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코하이젠이 구축하는 액화수소방식의 수소충전소는 기체방식의 충전소와 비교해 수소 연료의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도심 내 주유소와 같은 작은 부지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저장 효율뿐 아니라, 대용량의 수소충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코하이젠 설립과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상용차 시장에서의 수소 에너지 보급 활성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산업부와 환경부, 국토부 등은 수소전기버스와 트럭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재정 지원을 담당한다. 부산시와 인천시, 울산와 전북, 경남 등 지방자치단체는 수소충전소 부지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행정 지원을 맡는다.
코하이젠에 함께 참여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SK가스·E1 등 7개 사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도심 내 융복합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 주주 참여사들은 이달 중 '코하이젠 설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재무적 투자자를 선정한 후 추가 참여사를 확정해 내년 2월까지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는 전날 현대자동차그룹 수장이 된 정의선 회장이 민간위원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다. 회장에 오른 뒤에도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성공,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 6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으며,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 수출한 뒤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