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파악하고 등록·평가하는 등의 관리제도를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5년간 수십차례 사회적합의와 시범사업 등 준비과정을 거쳐 2013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제정했다. 이후 2015년 1월부터 시행중이다.
화평법은 국내 제조·수입되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사전에 파악해 안전하게 취급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2015년 제정 당시에는 모든 신규화학물질과 1톤 이상 등록대상 기존 화학물질의 제조·수입자에게 유해성 자료 제출 등록을 의무화했다. 화평법은 이후 가습기 살균제 사고 재발방지와 조속한 화학물질 유해성 정보 확보를 위해 개정됐다.
개정법에선 기존화학물질 등록대상을 연간 1톤 이상에서 모든 기존화학물질로 확대했다. 다만 기업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사전 신고 물질에 대해 유해성과 제조·수입량에 따라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등록 유예기간을 차등 부여했다.
암 돌연변이 생식능력 이상을 일으키거나 우려가 있는 물질 364종과 1000톤 이상 수입 제조 물질을 내년까지 등록해야 한다. 2024년까지는 100~1000톤 수입제조물질, 2027년까지는 10~100톤, 2030년까지는 1톤 이상 물질을 등록하도록 했다.
신규화학물질은 모든 물질에서 100㎏ 이상은 등록, 미만은 신고제 대상이다. 또 등록 신고된 화학물질 정보는 하위사용자에게 전달하도록 의무화됐다.
화평법이 시행된 2015년 이후 올해까지 2384개 업체가 5996종 화학물질을 등록했다. 기존화학물질 등록은 이 가운데 1269개 업체, 345종이다. 신규화학물질 등록은 1115개 업체, 5651종이다.
환경부는 신규화학물질이 기존화학물질보다 등록기준이 까다로운 것은 가습기 살균제 등 사고방지를 위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된 것으로 기업 편의만을 고려해 완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015년 화평법 제정 시행 때에는 모든 신규화학물질을 양에 관계없이 등록하도록 했으나 100㎏ 이상으로 등록 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화평법 시행으로 국내 유통·취급되는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평법 이전 24년간 8459종에 대해 유해성 심사를 해 307종만 유독물질로 지정된 바 있다. 화평법 시행 이후에는 지난 8월말까지 4390종이 유해성 심사를 거쳐 277종이 유독물질로 지정됐다. 화평법 이후 연평균 48종이 유독물질로 신규 지정돼 이전 연평균 12종 대비 4배가량 늘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평법은 화학물질 정보를 공개하면서 사용자는 이를 안전하게 취급하고 적정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유해성이 있는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거나 대체해 작업자를 포함한 국민과 환경을 지키는 최소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GMR: 암, 돌연변이, 생식능력이상을 일으키거나 일으킬 우려가 있는 물질 364종
<'기존화학물질' 등록 기간>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