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나 인공지능(AI) 신기술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반응이 '일자리를 기계에 다 빼앗기겠다'는 우려다.
카페에 로봇이 속속 도입된다는 소식에도 걱정들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마시는 프랜차이즈 커피 대부분은 자동화된 커피 머신을 통해 추출된다. 사람이 주로 하는 일은 주문을 접수받고 커피를 손님에게 내주는 작업이다. 프로세스의 한 부분을 더 로봇이 대체하게 된 것뿐이다.
신기술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체감도가 낮다. 고난도 지식이 필요한 로봇을 직접 개발하는 엔지니어나 사이언티스트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다른 일거리가 생겨날 수 있다. 다만 기존과 다른 일자리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로봇 도입으로 고정비용이 줄어들면 카페는 배달 사업으로 시장을 확장할 여지가 생긴다. 배달 일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 배달로봇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배달 전 과정을 수행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AI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머신러닝 학습 이전에 데이터를 미리 처리하는 '데이터 라벨링' 관련 일자리다. 데이터 라벨링은 AI가 단기간에 정확도가 높은 알고리즘 모델을 산출하도록 데이터를 정제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 동영상, 사운드 등에서 사물을 최초 분류하거나 식별하는 작업은 아직 컴퓨터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에이모, 크라우드웍스, 플리토 등의 기업들이 데이터 라벨링을 전문적으로 중개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참여자는 본인이 수행한 작업만큼 수입을 챙기는 '긱 이코노미' 방식이다. PC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다. 숙련된 작업자는 적잖은 수입을 챙길 수 있다고 한다.
AI 시대에 '창의적' 인재만 살아남는 건 아니다. 우수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는 다른 곳에서 얼마든 생겨날 수 있다. 기술은 바뀌는데 우려만 해선 답이 없다. 변화에 맞춰 개인의 적응이 필요하다. 사회 전반의 공용 전략도 대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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