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 시점을 내년 도쿄올림픽 전후로 예상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애스펜연구소 공개 화상 대담에서 “내년 도쿄올림픽 도중이나 그 전후로 협상의 여러 주체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 같다”며 북한과의 협상 재개 시점을 언급했다.
북한이 올림픽 참가에 관심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놓은 발언이다. 무기 감축과 초기 단계 비핵화가 논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지난 14일 미국에서 회동한 바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서 실장 요청으로 다음달 미국 대선 이후 방한할 예정이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처럼 내년 도쿄하계올림픽을 계기로 협상의 진전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북미대화도 북한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 시점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그동안 멈춰섰던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다시 언급한 '종전선언' 추진도 탄력이 예상된다.
서 실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 뒤 “종전선언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항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라며 “그 부분에 있어 한미 간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방미 기간 중 유명희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에 대해 지지를 요청했고 미국 측은 이런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한편 서 실장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보실장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친 서 실장은 귀국 직후 기자들과 만나 “편안하게 다녀왔다”고 답했다. 이어 “거기(미국)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서”라며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