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4만여 회원사 대상으로 전용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지원 사업에 나선다.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인 '국가 클라우드 대전환'에 맞춰 일반보다 낮은 가격에 중소벤처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겠다는 취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내년 2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3만8600여 벤처 인증기업 대상으로 기업 특성을 반영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다.
국내 10인 이상 중소벤처기업의 클라우드컴퓨팅 이용률은 2016년 12.9%에서 2018년 22.7%로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3%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근 정부가 클라우드와 관련한 정부 주도 활성화 방안들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 대부분이 공공 부문 클라우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민간 기업의 클라우화를 촉진할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협회는 이러한 요구에 맞춰 민간단체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채널을 중소벤처기업이 택할 수 있도록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 개념을 적용한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특정 사업자의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 시 다른 서비스로 변경하거나 이전이 어렵다. 기업 환경 변화에 따라 좀 더 유연하게 확장·축소·변경이 가능하도록 멀티 클라우드로 구축할 방침이다.
협회는 우선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선정에 앞서 회원사 대상으로 클라우드 수요 조사를 한다. 산업 분야별로 어떤 특성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적합한지, 적정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사전 조사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 달에 서비스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 사업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단일 사업자로 참여할 수도 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클라우드는 중소 벤처기업에도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본 인프라와 플랫폼이 됐다”면서 “벤처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기업 특성에 맞춰 시장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내부에 대거 보강할 예정이다. 내년 2월 서비스 가동이 목표다.
클라우드 업계의 기대감도 높다. 특히 KT·네이버 등 뒤늦게 뛰어든 국내 업체의 경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 업체에 밀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들은 국내 규제로 글로벌 업체들의 접근이 어려운 공공·금융 분야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 또한 시장 개척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클라우드 기업이 국내 시장을 80% 정도 잠식하고 있을 정도로 독점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면서 “4만개에 육박하는 중소기업 대상 서비스를 국내 클라우드 업체가 수주하게 되면 단기간에 시장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