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기능을 흉내 낸 제품은 많지만 '관장 비데' 기술을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유명재 아이젠 부사장은 관장 비데 기술이야말로 'K-비데'로 세계에 알릴만한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아이젠은 관장 비데로 2009년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 유일하며 해외에서도 유사 제품을 찾지 못했다.
경쟁사가 '쾌변' 등 애매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아이젠은 '관장'이라는 의학용어를 당당히 사용할 수 있다. 국내외 특허 기술을 적용한 이 제품은 노즐 물 분사를 미세하게 조절, 물살만으로 관장 기능을 수행한다.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며 30개국 이상에 수출한다. 롯데백화점 전 지점을 시작으로 다른 백화점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유 부사장은 “약이나 직접 접촉 없이 물만으로 관장이 가능하다”면서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젠 기술력은 정평이 났다. 2003년 비데 전문 회사로 출발해 미국 3대 메이저 업체 등 국내외 유명 비데 업체 7곳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했다. 경기 김포 공장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하고, 800여 부품 가운데 상당수를 국산으로 사용해 품질 자신감이 대단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해외 주문이 급증해 7대 3 정도였던 내수와 수출 비중이 올해는 거의 5대 5에 이를 정도다. 일반 비데보다 2~2.5배 비싼 가격인데도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5% 이상 증가한 350억원에 달한다. 9월에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원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적합인증(GMP)'를 받았다.
유 부사장은 2017년 해외출장 중 지병으로 별세한 유병기 대표 뒤를 이어 2018년부터 부사장으로서 CEO 역할을 해내고 있다. 증권사에서 주식 리서치를 담당한 경험을 살려 '투자 가치가 높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데 전문 기술력을 보유한 '아이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내달 홈쇼핑에 처음 진출하고 가격도 25~30% 낮춰 아이젠 비데 대중화를 선언했다.
자체 사후관리(AS)망을 강화하고 렌털사와 협력을 늘린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일본 업체가 포진한 세계 비데 시장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중장기 비전도 세웠다. 헬스케어 기술도 개발할 방침이다. 유 부사장은 21일 “한국에서 인정받으면 해외서도 인정받는 시대”라면서 “한국식 'K-비데'를 들고 나가 일본 기업을 제치고 세계적인 비데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