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 대선 이후 한반도 운전자·촉진자 탄력 받을 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마국 대선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차기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북한이 원하는 국제사회 제재를 해제할 키를 쥐고 있다.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재개가 가장 급선무인 만큼, 이를 바라보는 차기 미국 대통령의 의중도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북미정상회의를 개최했던 경험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한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정부의 북한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트럼프는 선거유세를 하며 북한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대단한 성과'로 표현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인 공화당은 지난 대선의 정강정책을 수정하지 않았다. 이는 재선 성공 시에도 미국의 외교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점을 뜻한다. 동맹으로부터 정당한 방위비 분담금을 징수해 무적의 군사력을 유지 및 확장,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한다.

우리에겐 방위비 분담금 상향을 요구하고 주독미군 감축 사례에서와 같이 주한미군의 일부 감축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대결에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도 태평양 전력의 증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정부의 선택이 강요될 수 있다.

북한에 대해선 대북 제재 수준을 최고로 유지하는 가운데 비핵화 협상에 있어 실무자 협상이 아닌 톱다운 방식 정상회담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의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성과없는 회담을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밑에서 어느정도 협의를 거치려는 노력이 병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나 바이든이나 북한 비핵화를 자신의 대외정책 업적으로 남기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는 가운데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등의 단계를 향한 종전선언 등의 움직임이 내년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든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리더십 회복에 초점을 둔다. 이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 정부에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 관계의 회복과 강화 추진으로 방위비 협상 등에선 숨통이 틜 수 있다.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미공조를 통해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을 복원하고, 방위비 분담금은 파트너십 차원에서 거래적 방식이 아닌 객관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 대해선 이렇다할 정책 방향성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변화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은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의견과 역할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한국 정부는 한미공조라는 기조 하에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