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토스 등 핀테크 회사가 자사 플랫폼에서 보험설계사 신뢰도 관련 정보를 직접 보여주는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된다. 'e클린보험서비스'에서 보험설계사 신뢰도 관련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스크래핑(데이터자동추출)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e클린보험서비스가 보험 가입 전 설계사 신뢰도 정보를 소비자가 직접 조회하는 것이 애초 취지였던 만큼 핀테크 회사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핀테크 회사가 e클린보험서비스를 통해 보험설계사 신뢰도 관련 정보를 무분별하게 스크래핑하지 못하도록 조치에 나섰다. 이들 협회는 조만간 핀테크 회사가 e클린보험서비스를 스크래핑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이를 차단할 솔루션 구축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를 비롯한 일부 회사가 e클린보험서비스를 스크래핑해 보험 민원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8월 소비자가 보험설계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보험 전문가' 서비스를 출시했다. 토스 앱에서 설계사의 신원, 경력, 자기소개 등을 열람한 뒤 마음에 드는 설계사를 직접 선택하는 서비스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설계사 이름과 소속 등 기본 정보 외에 e클린보험서비스를 스크래핑해 보험설계사의 현재 소속 회사정보 일치여부, 경력기간 등을 플랫폼에서 서비스했다. 하지만 이때 소비자에게 토스가 제공하는 정보와 e클린보험서비스 간 정합률 차이가 발생해 민원이 발생했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이직이 잦은 보험설계사 특성상 소속 회사가 자주 변경되는데 이를 실시간 반영하지 못해 민원이 발생한 것이다.
아울러 일부 보험대리점이 e클린보험서비스를 통해 모집종사자 관련 정보를 수집, 향후 모집 조직 스카우트를 위한 기초 데이터로 사용하는 등 악용할 우려도 상당하다는 이유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스크래핑 차단 관련 내용을 인지한 만큼 내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와 상관없이 보험협회가 가진 우수한 정보를 활용할 방법이 가능한지 여부도 타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구축한 e클린보험서비스는 소비자가 해당 서비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설계사 이름과 보험 계약서 등에 적힌 설계사 고유 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에게 보험 계약을 권유하는 설계사의 과거와 현재 소속 회사, 금융당국 제재 이력 등 기본 정보 조회가 가능한 서비스다. 여기에 설계사 동의를 거치면 불완전 판매율, 보험 계약 유지율 등 주요 신뢰도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법인보험대리점(GA) 경영 현황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설계사 500명 이상인 대형 GA의 경우 불완전 판매율, 보험 계약 유지율, 청약 철회 건수 등 신뢰도 정보도 GA별로 비교 가능하다.
보험협회가 고객정보 보호를 이유로 스크래핑을 차단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0월 토스, 굿리치 등 핀테크·인슈어테크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운영 중인 숨은보험금찾기 '내보험찾아줌'을 스크래핑해 마케팅 용도로 사용하자 서비스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토스 등 일부 회사들이 e클린보험서비스를 스크래핑해 자사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소속 회사가 실시간 반영되지 못하면서 정합률에서 차이가 발생해 소비자 민원이 들어왔다”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 e클린보험서비스 스크래핑을 차단하고, 애초 취지대로 운영하기 위한 스크래핑을 하지 못하도록 솔루션 구축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보험설계사 신뢰도 정보 제공…민원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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