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나면서 '유니콘'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유니콘은 뿔이 하나 달린 상상 속 흰색 말입니다. 많은 스타트업 가운데 이른바 성장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기업을 우리는 유니콘 기업이라고 합니다. 마치 유니콘처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그러한 기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유니콘 뿔 하나가 1조원인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최근에는 '엑시콘'이라는 용어도 자주 나옵니다. 엑시콘은 '엑시트'와 '유니콘' 합성어로 투자 회수에 성공한 유니콘을 뜻합니다. 즉, 유니콘 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되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이 돼야만 비로소 성공한 유니콘이 될 수 있습니다. 영원히 유니콘으로만 살아간다면 '좀비'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요즘 스타트업계에서는 유니콘보다 엑시트에 성공한 엑시콘이 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고,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유니콘들 전쟁이 한창입니다. 과거 유니콘 전쟁 승자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이 그랬듯이 앞으로 미래도 유니콘이 세계 경제를 호령할 것입니다. 우리가 성공한 유니콘, 엑시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Q:유니콘 다음 단계가 엑시콘인지요.
A:유니콘 기업은 짧은 업력에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곳입니다. 유니콘 기업에 등극할 때는 1조원 가치를 평가 받았더라도 단기간에 급성장해 10조원 가치를 평가받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업을 우리는 '10'을 뜻하는 '데카'와 유니콘을 합쳐 데카콘이라고 부릅니다.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우버 등이 대표적인 데카콘이었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데카콘보다 또 10배 더 기업 가치가 큰 비상장 스타트업을 우리는 헥토콘이라고 합니다. 유니콘 기업보다는 100배가 더 높게 평가 받는 것이지요. 현재까지 헥토콘은 중국이 앤트파이낸셜이 유일합니다. 기업가치 1500억달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엑시콘은 유니콘, 데카콘, 헥토콘 기업 중에서 상장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서 범유니콘 범위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Q:우리나라에서 엑시콘 기업은 몇 곳 정도 있는지요.
A:최근 우리 정부는 투자업계와 언론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유니콘과 엑시콘 기업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니콘 기업 수는 13곳, 이미 투자 회수에 성공한 엑시콘은 7곳으로 나왔습니다.
기존에는 미국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미디어 매체 CB인사이트에 기록된 유니콘 기업을 기준으로 발표를 했으나 정부가 추가적으로 더 발굴해낸 것입니다. 이유는 글로벌 미디어 크런치베이스, 월스트리트저널, 중국 후룬 등도 유니콘 기업 통계를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매체별로 유니콘 산정 기준이나 데이터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에서 파악한 엑시콘으로는 우아한 형제들, 잇츠한불,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그리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이 기업공개(IPO) 방식으로 엑시트에 성공했습니다.
Q:엑시콘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인지요.
A:현재 엑시콘 수는 M&A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월 기준으로 미국이 91개, 중국이 61개 정도로 조사됐습니다. IPO로는 미국이 105개, 중국 54개로 절반 정도 차이가 납니다. 유니콘 기업 수로는 중국이 1등이고 미국이 그 뒤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국에서는 유니콘 기업이 꾸준히 탄생하면서 유니콘기업 현황은 창업·벤처 생태계 중요 지표로 인식하는 추세입니다.
Q:유니콘에서 보통 엑시콘이 되기까지는 얼마 정도 기간이 소요되나요.
A:보통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기까지는 약 5년, 엑시콘이 되기까지는 약 2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대표 엑시콘인 '배달의 민족'도 2018년 12월에 유니콘으로 등재된 이후 2019년 말 인수합병으로 엑시트했습니다. 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이루는 초고속 성장입니다. 그래서 '페이퍼 유니콘'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실체 없이 종이 위에서만 부풀려지는 가치 평가에 너무 과도한 관심이 집중된다는 측면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래서 유니콘 시장은 일반적인 제도권 금융의 투자 룰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로 고성장·고위험·고수익 구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Q:종착역인 엑시콘으로 가지 못하는 유니콘 기업도 많나요.
A: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기도 굉장히 어렵지만, 엑시콘이 되는 과정도 역시 어렵습니다. 실제 많은 유니콘이 더 이상 성장을 하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유니콥스'라는 용어도 나옵니다. 유니콘과 시체를 뜻하는 '콥스' 합성어로 죽은 유니콘, 즉 실패한 유니콘을 의마합니다. 이러한 기업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유니콘 버블론도 일고 있습니다.
◇반환점에 선 유니콘, 유효상, 장상필 지음, 클라우드나인
유니콘 용어부터 기본 개념과 비즈니스 모델까지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K-유니콘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유니콘은 단지 반환점일 뿐이며 진정한 최종 목적지는 엑시콘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유니콘이 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로 비즈니스 모델 분석을 통한 카피캣 전략을 제시하고 성공한 유니콘인 엑시콘으로 가는 길을 모색한다.
◇유니콘의 눈물, 제이미 프라이드 지음, 역자 김동규,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저자는 모두가 '유니콘(10억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신생 기업)'을 꿈꾸지만 유니콘이 되지 못한 채 실패하고 눈물을 흘리는 스타트업과 창업 초기의 기업을 '유니콘의 눈물'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리고 실패하는 근본 원인 세 가지를 창업가, 자금 조달, 사업 모델로 제시하며 여기서 파생되는 총 열 가지 주요 실패 원인만 주의한다면 실패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