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프로 선수들은 캐디와 함께 코스 공략을 논의하고 같이 움직인다. 캐디는 선수의 동반자인 동시에 대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에 참여한 선수들의 캐디를 만나봤다. 전문 캐디는 물론 가족, 애인 혹은 컨트리클럽(CC)에 소속된 캐디까지 다양한 이들이 이번 대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제주도는 제주도 사람이 봐야죠' 강경남, 타미우스CC 캐디와 호흡
강경남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타미우스CC 소속 윤지영 캐디와 함께 참가하고 있다. 윤 캐디는 2012년부터 타미우스CC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강 선수는 “제주도 코스는 한라산 브레이크 등 특수한 환경이 많아 노련한 캐디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투어를 뛰면서 처음으로 현지 캐디와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2라운드를 마친 강 선수는 합계 1언더파로 중상위권을 기록했다. 강 선수와 연습라운드부터 세 번째 코스를 돌고 있는 윤 캐디는 “프로, 일반인 고수와도 많은 라운드를 해봤지만 투어 프로의 정확도는 상상 이상”이라면서 “거리와 라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만났지만 많은 대화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강 선수는 “그린 빠르기 등 대회 컨디션은 코스에 익숙한 캐디라도 오판할 수 있다”면서 “대화를 통해 이런 부분을 보완한다”고 말했다.
윤 캐디는 “바람이 다소 불어도 괜찮은 홀이 있고 또 느끼지 못하더라도 바람 영향이 상당한 홀도 있다”면서 “코스에서 쌓은 경험을 강 선수에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갤러리에서 캐디로' 여자친구와 합 맞추는 이창우
이창우 선수는 2020시즌 코리안투어 하반기부터 여자친구가 백을 메고 있다. 지난해 갤러리로 경기를 보러와 응원하다가 이번 시즌 무관중 대회로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캐디로 합을 맞추게 됐다.
이창우는 “시즌 하반기 4~5개 대회부터 여자친구가 캐디를 하고 있다. 서로 편한 사이라 큰 불편함 없이 합을 잘 맞추고 있다”면서 “경기할 때 스스로 판단해서 경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한테도 백만 메면 된다고 한다”면서 “전문캐디, 친구, 주변 지인 등 큰 무리없이 합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전가람, '언더파 고수' 큰아버지와 제주도행
전가람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큰아버지가 캐디로 나섰다.
지난 시즌 전문캐디를 기용해 시즌을 보낸 전가람은 이번 시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영향으로 주로 가족, 주변 지인들과 합을 맞추고 있다.
전가람은 “코로나19로 이번 시즌 대회가 많이 줄었고, 대회 간격도 여유가 많아서 전문캐디를 고용하기보다 가족, 친지와 함께 시즌을 보내면 어떨까 했다”면서 “큰아버지가 골프를 굉장히 잘 치신다. 언더파까지 치시는 분이다. 시간 될 때 캐디를 부탁드리고 있는데, 이번에 제주 대회에서 가족이랑 같이 합을 맞춰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모셔왔다”고 말했다.
전가람이 캐디에게 바라는 부분은 단 하나, '예의'다.
전가람은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칠 때 스스로 거리를 확인하고 라이를 봤기 때문에 경기할 때 캐디에게 의존하거나 하는 편은 아니다. 매너, 예절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경기할 때 방해하거나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정미예 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