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연구진이 바닷물 속 '스트론튬-90(Sr-90)'을 10배 빨리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을 개발했다. 원자로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 Sr-90을 신속 분석해, 방사성 오염수 향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자동핵종분리장치를 이용한 해수 중 방사성 스트론튬 신속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Sr-90은 시간이 지나면 베타선을 방출하면서 이트륨-90(Y-90)으로 변하는데, 18일이 지나면 서로 양이 같아질 정도로 Y-90이 늘어난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특성에 착안, Sr-90 양을 간접 확인하는 분석법을 개발했다. Y-90을 흡착하는 수지(resin)와 자체 개발한 자동핵종분리장치(KXT-H)를 이용했다.
그동안은 Sr-90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바닷물에 여러 물질이 녹아있고 Sr-90과 화학 거동이 유사한 물질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바닷물에 특정 이온을 추가해 탄산스트론튬(SrCO3)으로 변화, 침전시키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분석했는데, 분석에만 3주가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원자력연 원자력환경실에서 개발한 신속분석법은 이틀이면 자동으로 Y-90을 분리, 간접적으로 Sr-90 양을 측정할 수 있다.
검출할 수 있는 최소 농도는 0.4밀리베크렐퍼킬로그램(m㏃/㎏)으로, 표본 1㎏ 중 0.4m㏃ 방사능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침전법 최소검출가능농도인 0.2m㏃/㎏과 유사한 정밀도다.
연구를 이끈 김현철 박사는 당초 방사성폐기물을 분석하기 위해 자동핵종분리장치를 개발, 2017년 분석장비 전문기업인 비앤비에 기술이전 한 바 있다. 이를 더 발전시켜 해상 오염 감시 기술로 발전시켰다.
김 박사는 “신속분석법은 빠르고 정확한데다 핵종을 흡착하는 수지에 따라 다른 핵종을 측정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고 있다”며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분석방법을 절차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원석 원장은 “환경방사능 감시 기술은 우리 환경을 보전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기술”이라며,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한편, 관계 기관이 협조를 요청하는 경우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