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의 올 상반기 해외주식과 해외 파생상품 투자 규모가 지난해 연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는 거래 규모가 급증한데 비해 손실이 크게 늘어나 투자자 유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전년 대비 6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거래규모는 늘었지만 거래손실은 크게 증가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는 55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46조9000억원 대비 60.5% 증가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해외 파생상품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상반기 거래손실이 878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손실규모 4159억원의 2.1배에 달했다. 손실 규모가 2018년 7823억원에서 2019년 4159억원으로 줄었다가 올 상반기에만 878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와 2018년의 연간 손실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개인의 FX마진도 거래 규모가 13조원으로 지난해 월평균(6조6000억원) 대비 97.4% 증가했다. 손실은 120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손실규모인 500억원의 2.4배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는 해외 파생상품에서 손실을 입었지만 해외주식에서는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잔고 평가손익은 3조4000억원으로 점진적으로 평가손익이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말 1000억원에서 지난해 7000억원, 올해 6월말 1조4000억원, 8월말 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투자 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원) 대비 142.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대부분(76%, 22조원)이며 중국(8%, 2조3000억원), 홍콩(7%, 2조1000억원), 일본(3%, 9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해외증권과 파생상품 투자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주식의 경우 평가손익이 증가 추세지만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가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해외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는 최근 거래규모가 증가하면서 개인투자자 손실도 크게 늘고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은 “해외 장내파생상품, 해외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은 상품구조나 손익구조가 복잡해 구조와 리스크를 분석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며 “또 해외 직접투자는 상품가격 하락과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하면 투자 손실폭이 커지므로 이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의 해외상품 투자동향과 잠재 위험요인을 계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국내상품에 비해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해외상품투자와 관련한 투자자 보호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