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년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선언한 가운데 보험설계사 등 특수직종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 특수직종 대상자 특성을 감안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한국보험법학회와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이 30일 개최한 '2020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보험설계사에 대한 고용보험 신규적용 문제의 진행 현황과 대안에 관하여'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병문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각 특수직종에 대한 고용보험은 노무 특성, 보수 체계 등 보험 대상자 특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의 비자발적 실직에 대비한 실업급여 제도를 자발적 이직을 하는 보험설계사에 도입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다. 고용보험을 시작으로 4대 보험적용 시 보험회사가 현재 수준의 설계사를 유지하기 어려워 결국 보험설계사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최 변호사는 “고용보험 도입을 위해선 직종별 도입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와 영향 검토를 통해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가입방식 또한 당사자의 필요에 따라 가입여부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다만 철새설계사 유발과 고아계약 양산 등 소비자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위탁일로부터 일정 기간 경과 후 고용보험에 적용하는 등 장치는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경수근 법무법인 인앤인 변호사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설명의무에 관한 소고'란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경 변호사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보다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경 변호사는 “세계 주요국에선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거나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우리 대법원은 설명의무 위반 효과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설명의무 대상이 되는 중요사항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한 위반 효과를 명확히 구분하고, 손해배상 인정 등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계약전발병부담보 조항의 법적효력'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성의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는 보험 가입 전 질병에 관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계약전발병부담보 조항에 대한 근본적 상법 개정을 제안했으며,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노무 제공 관계에 따른 노동법 등 관계 법령 정비 필요성 등을 설파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