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기업 부정 인식 통감...사회적 역할 앞장"

최태원 SK 회장. [사진= SK그룹 제공]
최태원 SK 회장. [사진=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에 대한 부정 인식을 사회적 역할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최 회장은 경북 안동시 소재 전통리조트 '구름에'에서 열린 '제7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 참석해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고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제발전에 기여한 긍정 시선도 있지만 부정 인식 또한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인으로서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은 거듭 강조해 온 '지속 가능성 제고'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23일 폐막한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스토리를 제시해야한다”면서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사회적 역할에 충실해야 기업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과거 벌목 회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과거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나무를 베어 비싸게 파는 것이 최고의 가치였다”면서 “그러나 필요 가치만 추구하면 삼림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뿐아니라 정부 규제 강화로 사업환경이 악화, 존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기업에 필요한 가치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만들어내야 지속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때는 세대, 지역, 성별, 국가, 인종 등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멸종 생물이 늘어나면 먹이사슬이 무너지고 생태계 다양성도 사라진다”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강연 직후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과 특별 대담했다. 다양성과 공감의 시대에 필요한 기업의 역할과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후 경북 영주 소재 SK머티리얼즈 본사를 방문해 “국내 반도체 소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협력사와 동반성장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달 1일까지 학술행사와 콘서트, 영화제 등이 함께 열린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