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가상매장 구축에 속도를 낸다. 3차원(3D) 공간 스캔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통째로 옮겨와 직접 방문한 것과 동일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판매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폴스미스와 어그, 리스, 맨온더분 등 4개 브랜드의 3D 버추얼 스토어(가상매장)을 오픈했다. 가상 매장은 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온라인에 구현한 신개념 스토어다.
고객은 360도 회전되는 VR 화면을 통해 백화점에 직접 방문해 둘러보는 것과 동일한 환경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매장 안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클릭하면 제품 정보와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자사 온라인몰(에스아이빌리지) 링크로 연결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초부터 브랜드 매장 고유의 콘셉트나 분위기를 고객이 온라인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가상 매장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매장과 동일한 형태의 4개 브랜드 가상 매장에 각각 상품 10여개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링크를 연동했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의 경우 매장을 방문했을 때 제품이 코디돼 있는 방식 등이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오프라인 매장을 이미지나 동영상이 아닌 3D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즉각적 매출 효과로 거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D 가상매장 오픈 후 2주 간(10월12~25일) 노출된 38개 제품의 온라인 매출이 전월 동기대비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지난달 30일 코오롱몰에 자사 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의 가상 매장 VR마켓을 선보였다. 코오롱FnC 역시 공간 스캔을 통해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 위치한 럭키마르쉐 매장을 그대로 구현했다.
늘어난 온라인 소비 패턴에 맞춰 집에서도 직접 매장을 찾은 듯한 생생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상 쇼핑을 즐기면서 숨겨진 시크릿 쿠폰을 찾으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 집객 요소도 강화했다.
패션업계는 가상공간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연결하는 새로운 형식의 구매 플랫폼으로 소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상 매장을 도입하는 패션 브랜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3D 가상매장은 공간의 제약이나 접근성의 한계 없이 매장에서 주는 쇼핑 경험을 온라인상에서 그대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까지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