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에서 '살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로 소비자 사이에서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다. 업체들은 일제히 살균 관련 기능을 앞세운 가전을 출시했고 괄목할만한 판매 성과를 내놓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전업체들은 '살균'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 출시 후 판매량이 크게 상승했다.
살균 기능이 크게 강조된 대표 제품으로는 식기세척기가 꼽힌다. LG전자는 물을 100도로 끓여 살균하는 '트루스팀' 기반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의 살균 세척 코스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등 식중독 원인균 6종을 제거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판매 관련 데이터는 비공개이지만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LG 식기세척기 중 90% 이상이 트루스팀 기반 제품”이라면서 “코로나19로 위생이 중요해지면서 트루스팀 제품이 가격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식기세척기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9월 누계 기준으로 전년대비 식기세척기 판매가 4배 성장했다. 올해 12인용 신제품을 출시해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삼성 식기세척기는 75도 고온수를 사용해 살균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살균세척' 기능을 선택하면 대장균·살모넬라균·리스테리아균 등 유해 세균과 로타·노로·A형간염 바이러스를 99.999% 제거한다.
정수기에서도 '살균' 기능이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SK매직은 자가 관리형 '스스로 직수 정수기'가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 유해 세균을 99.9% 이상 살균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전기 분해 방식을 통해 전해수를 자동 살균한다. '코크 UV 안심케어' 기능도 탑재해 정수기 외부에 노출돼 오염되기 쉬운 코크도 2시간에 한 번 99.9% UV살균한다.
8월 출시한 이 제품은 한 달 만에 1만대를 판매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가 크게 늘어난 대박 상품이 탄생했다”면서 “살균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혔다.
청호나이스는 세니타 정수기 시리즈에 적용한 필터가 코로나19 제거 효능 평가에서 99.9%이상 제거 효율을 지닌 것으로 증명됐다고 밝혔다. 청호나이스 세니타 시리즈는 전체 정수기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등으로 웰빙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살균' 기능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팀, 자외선(UV), 전해수, 발광다이오드(LED) 등 살균 방식도 다양해서 소비자 선택지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판매 호조로 앞으로 가전업계는 살균 기능을 강조한 가전제품을 지속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살균력을 검증하는 전문 시험 기관을 통해 살균력을 인증해 제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가전에 살균 기능이 탑재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