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해 3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누적)에서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부터 강화된 유럽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했던 시장 전략이 주효했다. 내년에는 4종의 전기차 신차가 출시됨에 따라 2~3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EV세일즈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글로벌 전기차(BEV·PHEV) 누적 판매량에서 테슬라가 31만6820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폭스바겐그룹(23만1415대)·르노-닛산얼라이언스(13만9987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12만3519대로 4위를 차지했다. BMW그룹은 12만620대로 5위를 차지했고, 중국 브랜드는 올해 초 정부 보조금 중단으로 인해 내수시장 판매량이 줄면서 BYD와 상하이자동차 등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3분기까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78만4293대로 작년 3분기 판매량(160만8909대)과 비교해 약 18만대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2018년 127만8871대-160만8909대)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줄어든 내연기관 차량 판매량과 비교하면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까지 모델 별 판매량에서도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3만9935대가 팔리며 4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3'가 23만8170대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르노 '조에'(4만1692대) 테슬라 '모델Y'(4만1692대) 순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니로EV'는 2만5095대로 14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내년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기아차 '이메진', 제네시스 전기차 'eGV80' 'JW' 등 모두 4종의 신차가 내년 3월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통틀어 4종의 신차를 내는 건 현대차그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차량은 현대차그룹의 첫 전용 플랫폼(G-EMP)를 장착하는 등 전동화 고유의 성능을 높인 상품성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모델 다수가 유럽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시장 변수가 예상되지만, 4종의 신차를 내놓는 현대차그룹의 시장 선전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표】1~9월 글로벌 전기차(BEV·PHEV) 판매 순위(자료 EV세일즈닷컴)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