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와 방문교사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누리는 지난 2017년 LF그룹에 지분 90%를 매각하는 성과를 거뒀다. 클라우드 기반 LMS 임대 솔루션 개발업체 클레비 역시 같은해 에스티유니타스에 인수합병(M&A)을 통해 성공 회수 사례를 만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스타트업 이데아는 삼양휴텍에 라면 조리기 금형과 제조권 권리를 이전하는 성과를 거뒀다.
선배 창업자들로부터 실전 창업 멘토링부터 법률·기술 분야에서 전담 멘토링을 통해 이룬 성공적인 회수 사례다. 실제 K-ICT멘토링센터가 실시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은 기업 수는 지난 9월까지 총 1만2619개사에 이른다.
5일 K-ICT멘토링센터에 따르면 멘토링 프로그램 지원 안팎으로 창업기업은 총 1813억원 상당 투자를 유치했다. 고용 효과도 약 2000명 안팎에 이른다. 총 103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 회수와 1491억원 상당의 자금 유치 등이 그간 K-ICT멘토링센터를 통해 이뤄진 성과다.
실내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한 트위니가 대표 사례다. 2015년 창업한 트위니는 K-ICT멘토링센터로부터 두 차례 멘토링 이후 제품 생산과 투자 유치 측면에서 다양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트위니가 개발한 자율주행 물류로봇 '따르고'와 '나르고', 온라인 플랫폼 '모이고'에 힘입어 현재까지 총 64억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집닥도 K-ICT멘토링센터 출신이다. 현재 집닥은 누적 시공액 3300억원, 연간 거래액 1만5000건을 달성했다. 2013년 K-ICT멘토링센터 1기를 졸업한 소셜빈은 올해에만 총 8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유아용품,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 '핫트(HOTT)'를 운영한다.
K-ICT멘토링센터를 거친 스타트업은 먼저 창업을 경험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선배 기업인의 실질적인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입은 모은다.
한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 기업 대표는 “저녁 늦게 전화를 걸어 투자계약서부터 업무협약 문건까지 사업 경영에 필요한 각종 조언을 선배들로부터 언제나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면서 “좋은 조언이 없었다면 초기 사업 모델을 수립하는 일 조차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창업 초기에 제공되는 선배 기업인의 멘토링은 창업자에게 큰 힘이 되곤 한다. 투자 유치를 전제로 이뤄지는 액셀러레이터 등 투자 기관의 조언과는 달리 전문 분야의 노하우를 그대로 후배 기업가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멘토링을 통해 초기 단계의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부터 디지털 마케팅까지 실패를 바탕으로 한 선배 기업인의 다양한 경험을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 선배 기업인의 멘토링을 구하기 위한 전담멘토 프로그램 신청 경쟁률도 16대 1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K-ICT멘토링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시대의 대비책과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는 멘토의 역량 강화 뿐만 아니라 비대면으로도 멘토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상시 멘토링 상담센터 구축 등을 통해 수혜자의 이동 시간 절약과 지역 편중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